▲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원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원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외환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경우,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470원을 상회하는 등 외환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에 출발해 시가 기준 약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환율은 1471.9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1474.9원까지 상승했으나, 구 부총리의 발언 공개 이후 빠르게 하락해 고점 대비 19원 하락한 1455.9원까지 내려갔다.
 
구 부총리는 “구조적인 외환수급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해외투자에 따른 외환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경우, 시장 참가자들의 원화 약세 기대가 고착화돼 환율 하방 경직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하여 대처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외환·금융당국은 국민경제와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해 환율 상승 원인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국민연금과 수출업체 등 주요 수급주체들과 긴밀히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구체적 계획도 공유했다.
 
최근 환율은 달러 강세와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회피 성향이 짙어지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시장에서는 환율이 1480원을 터치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사실상 외환시장 구두개입에 해당하는 발언을 통해 당국이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체로 해외 투자 등이 이어지며 원화 약세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이 과거와 달리 크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되자 결국 정부가 개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원화 약세의 근원 중 하나였던 엔화의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최근 연준의 금리인하 기조가 약화되자 달러가 강세를 보여왔던 점을 감안해 효과가 지속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수입물가는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10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전월과 비교해 1.9% 상승한 138.17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오며 상승 폭은 지난 1월(2.2%)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출입 물가 전망에 대해 “이달 들어 환율은 전월 대비 1.5% 정도 상승했고, 두바이유 가격도 0.7% 오른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승 요인이 있지만 국내외 여건 불확실성이 있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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