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17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지도를 뒤집으면 미국 입장에서 외곽이 아닌 전략적 중심에 위치하게 된다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동쪽이 위인 지도. 사진=주한미군
▲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17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지도를 뒤집으면 미국 입장에서 외곽이 아닌 전략적 중심에 위치하게 된다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동쪽이 위인 지도. 사진=주한미군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한국·일본·필리핀을 하나의 전략적 삼각축으로 묶는 협력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 교육용으로 사용되는 ‘거꾸로 뒤집힌 동아시아 지도’를 소개하며, 기존 양자 동맹을 넘어선 3자 협력의 구조적 의미를 설명했다.
 
17일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도가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통찰은 한국, 일본, 필리핀을 연결하는 전략적 삼각형(strategic triangle)”이라며 “세 국가가 모두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만큼, 이들이 공동으로 보유한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어 “전략적 삼각 개념은 전통적 양자 동맹을 넘어 3자 논의를 위한 유용한 협력 틀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기자단의 질의에 대해서도 “삼각 협력 틀의 강점은 기존 동맹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라는 점”이라고 답했다.
 
그는 “뒤집힌 지도에서 보면 한국·일본·필리핀이 각각 분리된 양자 관계가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네트워크처럼 보인다”며 “한국은 중심부 깊이, 일본은 기술력과 해양 접근성, 필리핀은 남방 해양축의 접근성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브런슨 사령관은 특정 국가 견제를 위한 새로운 동맹 구도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새로운 동맹을 만들자는 취지가 아니다. 특정 국가를 겨냥하는 것도 아니다”며 “이미 존재하는 지리적 관계를 인식하고 실용적 협력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일본·필리핀 3국 협력이 강화될 경우, 역내 억제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 위협에 대비하는 신뢰성 있는 연합 억제력을 강화하며, 이는 한반도에서 시작되는 동맹의 기본 임무를 더욱 공고히 한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이 뒤집힌 지도까지 직접 제시한 것은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주한미군 주둔의 전략적 가치를 시각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한국은 자연스러운 전략적 중심축(pivot)”이라며 “캠프 험프리스는 평양에서 약 158마일, 베이징에서 612마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500마일 거리로 잠재적 위협과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이징 관점에서 보면 주한미군 오산 기지는 먼 위협이 아니라 가까운 위협”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한반도는 전방 외곽 거점처럼 보이지만 관점을 바꾸면 접근성·도달성·영향력을 갖춘 전략적 중심축 위치”라며 “여기에 배치된 전력은 가장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억제력이며, 동북아 안정의 핵심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해서도 동맹의 구조적 변동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날 브런슨 사령관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 진행되면서 지휘부 내 역할은 조정될 수 있지만, 연합방위의 토대는 변하지 않는다”며 “전환은 지휘관계 정교화, 작전 연계성 강화, 계획 절차의 통합을 뜻한다. 동맹은 하나의 상태로 북한의 침략을 억제·격퇴할 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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