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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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건축산업 대전환, 지금이 골든타임’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간·도시 문화의 수준을 높였던 건축의 역할이 현재에는 뒤처졌다며 수요 변화에 따라 건축경영도 혁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7년 건축기본법이 제정되고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설립 근거가 마련되었을 때만 해도 건축의 산업적 측면보다 우리의 공간문화와 도시문화의 수준을 높이는 건축의 역할과 민간전문가의 정책 결정 참여를 강조하는 분위기였다”며 “건축이 문화이자 예술이라는 점에 국민적 공감대가 높아졌고 총괄건축가·공공건축가라는 제도로 사회참여를 확대해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은 사회 양극화가 건축산업의 중간 생태계 토대를 무너뜨리고, 거대 자본과 허영 풍토에 휘둘려 산업의 건강성이 흔들린다”며 “건축 본연의 기능을 받쳐주어야 할 R&D 투자, 제도 혁신, 현장 여건 개선이 뒷전에 밀려났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건축산업이 일자리와 매출을 창출하는 민생 중심 산업이라며 대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건축산업정책은 ‘민간 건축’을 받쳐줄 제도 혁신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며 “국내 건축물의 97.1%가 민간 건축물이며 민간 건축의 혁신을 받쳐줄 제도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시장 수요의 다양화, 지역 양극화 등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 기술 활용과 공법, 제조의 혁신과의 융합을 통한 건축산업의 질적 수준 제고에 집중해야 한다”며 “기획부터 운영·관리까지 건축의 전 단계를 아우르는 TQM(Total Quality Management)으로 진화하는 등 국민이 신뢰하고 체감할 수 있는 생산적인 건축산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진철 대한건축학회장은 “건축기본법이 제정되고 2014년부터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다른 산업에 비해 정부의 지원이나 운영에서 부족한 면이 있다”며 “최근 건축산업분야에서 발생하는 여러 안전사고로 국민의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건축진흥원이라는 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건축학회도 학술 활동과 포럼, 세미나 등 의견 공론화를 더욱 활발히 추진해 건축산업이 필수산업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건축진흥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건축 학문과 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건축은 단순히 쌓고 짓는 것이 아니라 거주할 장소, 적절한 기반시설과 자연환경과의 조화도 이루어야 한다”며 “더 좋은 건축은 좋은 사람을 만들고 더 나아가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간복지의 실현 의지를 드러냈다.
신 회장은 “국내 건축산업은 수도권 중심으로 성장해왔으며, 그 이면에는 지방의 산업 기반 약화, 중소 건축사무소와 지역 시공업체의 위축 등 불균형한 산업 생태계가 있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규모의 성장’이 아니라 중간생태계의 복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축사들은 기술과 철학을 공유하는 협업의 생태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대형사와 지역사, 원도급과 하도급, 공공과 민간이 서로 경험과 역량을 교류할 때 우리 산업은 지역과 세대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