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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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시장과 주지사가 재임 중인 이 지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치안 불안’을 이유로 단속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온 곳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Reuters)에 따르면, 미 국경순찰대는 지난 15일부터 ‘샬럿의 거미줄 작전’이라는 명칭의 단속을 시행했다. 롭 브리슬리 관세국경보호청(CBP) 대변인은 “이틀간 130명 이상이 체포됐다”며 “모든 불법 체류 외국인을 추방할 때까지 법 집행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샬럿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햐지만 단속 개시 직후부터 지역 분위기는 크게 흔들렸다.
일부 남미계 업소는 안전을 이유로 영업을 잠정 중단했고, 소셜미디어에는 마스크를 쓴 요원이 픽업트럭 창문을 부수고 남성을 끌어내는 영상 등이 확산했다. 항의 시위 또한 잇따르며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비 라일스 샬럿 시장은 성명을 통해 “이민 신분과 관계없이 모든 시민의 권리와 헌법적 보호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조쉬 스테인 주지사도 “표식 없는 차량을 운전하는 중무장 요원들이 피부색을 근거로 사람들을 체포해 가는 상황을 목격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급습의 배경으로 샬럿시 당국이 불법 체류자 구금 연장 요청 약 1400건을 거부한 점을 지목했다. 하지만 CNN은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민 이슈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이 지역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샬럿시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권에 놓여 있었다.
지난달 이 지역에서 한 남성이 열차에서 우크라이나 출신 난민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용의자가 체포 전력이 있는 불법 이민자였던 점을 트럼프 대통령은 “통제 불능 범죄”로 규정하며 단속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샬럿은 금융·소매·제조 부문이 빠르게 성장하며 남미 출신 이민자가 급증한 도시라는 점에서 단속 타깃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작전 명칭인 ‘샬럿의 거미줄’도 논란이 됐다. 고(故) E.B. 화이트가 1952년 발표한 고전 동화 ‘샬롯의 거미줄’을 연상시키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화이트의 손녀 마사 화이트는 성명에서 “할아버지는 적법 절차를 존중했다”며 “가면을 쓴 요원과 표식 없는 차량이 신분 확인도 없이 집과 사업장을 급습하는 상황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동화 속 거미는 오히려 돼지 윌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헌신했다”며 작전 명칭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