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달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달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마지막 지점에서 논란 속에 검사직을 내려놓게 돼 마음이 아프다”는 소회를 밝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지검장은 전날(18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사직 인사글을 올렸다.
 
그는 “2003년 4월 1일 부푼 꿈을 안고 검사의 길에 들어선 이래로 쉼없이 23년여를 달려왔다”며 “돌이켜보면 검사로서 삶이 참 고단하기도 하지만, 한평생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나가면서 사는 삶에 보람을 느끼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길을 가는 검사, 수사관, 실무관 등 구성원분들과 깊은 동료애를 느끼면서 외롭지 않은 길을 걸어온 것 같다”며 “조속히 조직이 안정되고 구성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많은 과제를 남겨두고 검찰을 떠나게 되어 미안하고 마음이 무겁습니다만, 저보다 훌륭한 많은 후배들이 더 나은 검찰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믿는다”며 “늘 검찰을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지검장은 전날 오후 부장급 이상 검사들과 만나 퇴임소식을 전하며 퇴임식을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된 민간업자에 대한 1심 선고 이후 항소를 준비했으나 법무부 측에서 항소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하면서 포기했다.
 
이에 정 지검장은 사의를 표명한 뒤 입장문을 통해 “중앙지검의 의견을 설득했지만 관철하지 못했다”며 “대검의 지휘를 수용하지만, 중앙지검의 의견이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이번 상황에 책임을 지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대장동 항소 포기 관련 규탄대회를 연이어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오전 대장동 사건 피고인인 남욱 변호사가 소유한 청담동 소재 건물 앞에서 ‘대장동 일당 7800억원 국고 환수 촉구’ 집회를 열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항소 포기로 날아간 7400억원이면 91만 성남 시민 전체에게 소비 쿠폰을 86만원씩 지급할 수 있는 돈”이라며 “국민들은 집 한 채 사지 못하도록 부동산 정책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대장동 범죄자 일당은 수백억, 수천억원대의 부동산 부자로 만들어준 것이 대장동 항소 포기의 실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권력을 남용해서 국민을 위해 쓰여야 할 7800억원을 범죄자들에게 돌려준 것은 심각한 범죄”라며 “검찰은 지금 대장동 범죄자 일당이 추징보전을 해제해 달라는 것에 대해 적절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한다. 이는 국민들을 두 번 분노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7800억원을 전부 회수하지 못한다면 항소 포기에 가담한 이들이 배상해야 할 것”이라며 “검찰이 추징보전을 해제한다면 이에 가담한 모든 관련자들 또한 자신의 주머니에서 배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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