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축, 신뢰하기 어려운 북한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은 김정일을 ‘악의 축, 신뢰하기 어려운 북한 지도자’, 럼스펠드 미 국무장관은 ‘북한은 세계 제1의 미사일 확산국가, 돈을 위조하는,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라있는 귀찮은 국가’라고 말했다.


배를 채우고 뒤돌아서면 일거리를 만들고 협박하여 돈 챙길 궁리만 한다. 돈을 뜯어 가면 얼마 가지도 못해서 또 손을 벌린다. 북한 김정일의 생각은 그 누구도 정확히 모른다. 그러나 돈을 뜯어내기 위해 걸핏하면 생떼를 쓰는, 마음이 밴댕이 소갈머리보다 못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번에도 북한은 정말로 큰 사고를 쳤다.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견제하며 대북정책을 펴왔다. 북한은 이에 대해 ‘압살 정책’이라고 비난하면서 핵과 미사일, 대량살상무기 등을 개발하며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협상수단으로 삼았다.


부시 미대통령은 미사일 사건과 관련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일환으로 남북한 군사분계선에 집중 배치된 재래식 군사력을 후방으로 배치하고, 대량살상무기 생산을 즉각 중단함과 동시에 전쟁이 아닌 평화를 택하겠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한국 국민과 한미 상호조약에 대한 의무를 다할 것이라며,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는데 북한은 이에 대해 어떤 방법이나 형태로든 오해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대북 추가지원이 어렵다고 거듭 밝혔지만 북한은 ‘김정일 식 계산법’을 내세워 염치도 없이 동포애와 인도적 협조를 한 단계 발전시키자며, 남북장관급 회담을 통해 쌀 차관 50만 톤과 경공업 원자재 등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상대방 체제와 존엄을 상징하는 성지와 명소, 참관지를 제한 없이 방문할 수 있도록 상대방 성지와 참관지 제한 철폐, 내년부터 한미합동군사연습 중지, 국가보안법 철폐 등도 요구했다.


북한은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현존하는 공산주의 국가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김정일 식 계산법’ 즉, ‘은근한 협박법’을 잘 활용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도 우리 정부가 쌀과 비료를 중단할 경우 남북한관계의 악화 등을 우려해 지원을 해줄 것이란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항상 그랬듯이 미끼와 회유책을 내세워 추석을 계기로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고 화상상봉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번에 북한이 우리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우리정부는 한미공조의 약화, 한일 남북관계 악화, 정부 위기관리 능력의 문제점 등이 노출되었으며 중국 또한 미사일 발사 중단설득 실패로 위상이 실추되었다. 반면 북한은 세계에 미사일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미국에 대북 제재수단의 한계를 맛보게 해주었다.


부시 미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도력을 찬양했는데 그것은 햇볕정책을 펴서 남북간 교류를 활성화 시킨 것이었다. 교류가 많아지면 통일될 가능성도 많기 때문에 그 가능성에 목숨 걸고 퍼주기를 했지만 우리는 정작 이산가족의 상봉, 납북자와 국군포로의 방치 등 퍼준 것에 비해 얻은 것이 없다. 매번 퍼주고 당하는 겪이다. 이번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벌어지고 있는 황당한 일처럼.


노무현 정권도 햇볕 정책의 뒤를 이어 ‘북한에 제도적 물질적 지원을 조건 없이 지원 하겠다’고 밝혔다. 무조건식 퍼주기 대북지원은 국민의 세금이 북한으로 들어가는 것이기에 반드시 국민의 동의를 얻고 시행해야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몇 천원, 몇 만원이 없어 밥을 굶는 사람들이 어린이를 포함하여 많이 있다.


자국민도 돌보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에 무원칙적으로 대북지원을 하는 것은 북한의 군사력 증강, 대량살상무기 등에 대해 거들어주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 정부에서 지원한 것들이 북한의 굶주리고 있는 동포들에게 골고루 돌아가는지에 대해서 정확한 자료가 필요하다. 물건을 사면 영수증을 받는 것처럼 누구에게 혜택이 가는지 파악해야 한다. 회사 일로 북한을 다녀온 김기봉씨(42세)는 “북한 군인들이 양말이 없어 양말을 신지 못하고 있었다”며 “식당에서는 밥 먹다가도 전기가 여러 차례 꺼지고 켜지는 등 정말 너무 불쌍하게 살고 있어 가지고 있던 돈을 다 털어주고 왔다”고 말했다.


이번 북한 미사일발사 사태 이후 문화일보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긴급 점검한 결과 7월 11일 조사에서 지원지속이 34.6%, 지원 중단이 64.1%로 나타났다. 그리고 국정을 잘한다는 17%, 잘못한다는 74%로 나타나 국정운영지지도에 부정적인 평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일 3국은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상호 위협 감소와 관계 개선을 추구해왔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우리 정부는 보다 효율적인 방법으로 북한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일방적인 비정상적인 지원은 국제사회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가치 창출에 있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퍼주기식 정책을 펼친 결과 지속적인 이산상봉의 협상도 이끌어내지 못해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한에 맺혀 죽음을 맞이한 이산기족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는 우리 정부의 무능력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언제나 그럴듯한, 뭔가 있을 것 같은 북한의 그물에 걸려들지 않도록 새로운, 전문적인 협상 카드를 마련해야 될 것이다.


디지탈 뉴스 : 박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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