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집 수록곡 '까만안경'으로 정상의 자리를 차지한 가수 이루, 그가 정상을 차지하기 까지는 남모르는 마음 고생이 적잖았다.

물론 감사하지만, 아버지(태진아)라는 후광이 자신에게는 힘든 굴레였다는 이루는 요즘 거리에서 "태진아 아들이다" 대신 "'까만안경'이다"라는 말을 더 많이 듣는다며, 그말은 자신에게 무엇보다 값진 것이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기까지 이루는 '아버지'라는 큰 벽을 넘어서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써왔고 지금은 그 결실의 일부를 만끽하고 있는 셈이다.

"아버지 힘을 빌어 이 자리까지 왔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단 한번도 그 후광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그랬다면 차라리 예명(본명 조성현)대신 '태진아 주니어'라고 하는게 낫지 않았겠느냐"는 그의 말에서 그동안 그에 대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고,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받아왔는지 느껴진다.

처음 그가 가수의 길을 걷고자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다. 여느 부모보다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가게 될 자식의 미래를 잘 알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루 역시 쉽지 않은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그르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이 직접 쓴 곡을 부모님께 들려 드렸다.

결국 승낙을 받아낸 이루,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독사'로 통한다.

무엇이건 마음 먹은 것이 있으면 이루어 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이란다.

115kg의 거구를 70kg의 근육질 몸매로 만들어낸 그의 성공 포인트도 여기에 있다.

"이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도 밝힌 적이 있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부모님 말에 무조건 순응하는 착실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올라가니 세상 밖이 보이더라. 느즈막에 찾아온 사춘기 덕에 부모님 모르게 반항이란 걸 해봤다"고 고백했다.

"밖으로 돌면서 친구들과 싸움도 하고, 물론 좋지 않은 행동일 수도 있겠지만 그 때의 경험들에 대한 후회는 없다. 그로 인해 오히려 독립심을 키웠다고 해야할가. 혼자 일어서는 법을 알게 됐다"는 이루가 음악을 처음 접한 것도 고등학교 2학년 때다.

"피아노를 배운 적은 없다. 독학으로 공부해서 버클리 음대에 입학했지만, 다들 체계적으로 어릴 때부터 음악을 공부해온 친구들이라 버겁더라. 다른 친구들은 악보를 보면서 두 세번 연습할 때, 악보를 볼줄 몰랐던 나는 다음날 시험시간까지 연습실에 남아 있어야 했다. 안되겠다 싶어 휴학을 하고 좀 더 배워오자는 마음으로 한국행을 택했다. 그러던 중 가수 제의를 받았다. 내가 만든 곡을 내가 부를 수 있다는 점이 끌리더라"며 가수의 길을 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1집으로 데뷔할 때는 그저 이름만 알리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했었던 이루, 2집을 내면서도 대형 가수들이 대거 가요계에 복귀하면서 불안했던 것도 사실.

살아 남을 수 있을까 했던 생각을 뒤로 하고, 이루는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고 당당히 최정상의 자리에 안착했다.

'아버지의 후광'으로 이 자리를 차지했다고 믿던 사람들도 이제는 하나 둘씩 자신에게 호감을 가져주기 시작했다고 밝힌 이루, "열심히만 하면 다시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겠구나하는 희망이 생겼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한편, 다양한 영역에서의 활동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과 더불어 내년 초에는 팬클럽 창단식 겸 콘서트를 통해 팬들에게 근사한 공연을 보여줄 계획이라는 이루는 뮤지션으로서 프로듀서 활동에 가장 큰 욕심을 보인다.

자신이 만든 노래를 많은 가수들이 불러줬으면 하는 바람, 또 그 노래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 가수 이루, 그의 자신감 넘치는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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