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전화 피해 근절 대책 ‘나 몰라라’ 돈버는데만 급급...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오는 스팸전화가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방송통신위원회가 각 통신사에 강력한 대처를 요구했지만 정작 SK텔레콤등 통신사들은 '나 몰라라' 식의 안일한 대처로 일관하고 있어 사용자들의 불만은 커져만 가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가 대기업 통신사에 놀아나는 게 아니냐”며 방통위의 무능력을 비판하고 “심할 경우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얼마전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강병규씨는 “휴대전화 스팸메시지를 통해 인터넷 도박을 알게 됐고 호기심에 도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방송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였던 강씨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스팸메시지 한통이 큰 영향을 끼친 셈이다.

무분별하게 걸려오는 광고성 전화, 스팸메시지 때문에 강씨와 같은 피해를 입는 사례는 비일비재하고 그 피해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한 인터넷 블로거는 전화번호를 바꾸고 나서부터 매일 걸려오는 스팸전화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다. 그는 “차라리 번호를 바꾸지 말 것을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밝혔다.

50대 후반인 주부는 보이스 피싱 사기에 걸려 1000만원을 순식간에 날리고 말았다. 그녀는 “사기일 줄은 전혀 몰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스팸전화는 실업으로 마음고생이 심한 청년들에게도 눈에 가시 같은 존재이다.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경제 불황에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취업을 기대하는 청년들은 면접을 본 후 합격 소식을 기다리는 동안 전화기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그런데 시대 때도 없이 걸려오는 '원링(One-Ring)스팸전화' 때문에 그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번 걸려오고 끊는 전화는 대부분 스팸전화인 걸 알지만 합격 소식을 기다리는 청년들에겐 그마저도 혹시나 해서 다시 한 번 걸어봤다가 스팸 전화인 것을 알고 씁쓸하게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다.

스팸전화는 보이스 피싱, 스팸문자, 스팸전화로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보이스 피싱은 우체국이나 경찰청 등 을 사칭해 돈을 요구하는 형태이고 스팸문자와 스팸전화는 성인광고가 대부분이다.

최근엔 여기에 대출상담에서부터 결혼정보회사까지 앞자리가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버젓이 개인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개인 정보를 요구할 정도이다.

이는 스팸전화의 유형은 매번 새로 만들어진다 할 정도로 다양한 형태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반면에 통신사들의 대응 방식은 느리고 허술하다는 사실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제는 더 이상 개인이 스팸전화에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통신업체와 정부에서 본격적이고 강력한 제재를 가할 때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하루 문자 메시지 발송량을 1000건으로 제한하고 있고 스팸메시지 전송자에 대해서는 휴대폰을 이용한 '과금 서비스'를 1년간 금지시키는 등 강력한 규제를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SK, LG 통신사등은 늦장·지연 대응으로 불법스팸문자·전화 전송자의 이용제한 조치에 미흡해 불법스팸전화가 퍼지는데 도리어 일조하고 있는 것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어 사용자들은 “일부러 스팸전화에 안일하게 대처해 통신 사용량을 늘려 수익을 챙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결국 핸드폰 사용자은 스스로 나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스팸전화가 걸려왔을 때 휴대폰에 내장돼 있는 스팸 신고 기능으로 바로바로 신고하고 더불어 수신차단 목록에도 등록한다.

인터넷이 가능할 경우엔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해 스팸전화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한편 시민들은 “통신사들이 더 이상 방통위의 정책을 '나 몰라라'하지 말고 이제는 귀를 기울여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할 때”라며 통신사들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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