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은옥 기자] 부산에 거주하는 강미지씨(23) 는 학생 외에 또 하나의 신분이 있다. 바로 싸이월드 스킨 디자이너다.

그녀는 '싸이월드에서 I쿠킹'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스킨을 제작하게 됐다. 전문 디자이너가 아닌 일반 유저들이 자신의 디자인으로 스킨을 만들고 추천 순으로 순위를 정해 1위에서 3위를 2번 이상 차지할 경우 '아이쿠킹샵'으로 입점하는 이벤트였다.

평소 디자인에 관심 많던 그녀는 심심풀이로 참여했다 운 좋게 입점하여 2007년 3월5일부터 스킨을 제작하고 있다.

본인만큼이나 풋풋한 '소녀의 다락방'이란 이름으로 활동 중인 그녀는 이름을 짓게 된 계기를 묻자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던 소녀란 말과 어릴 적 자신의 비밀공간이던 다락방을 합친 말이라고 답한다.

“엄마한테 혼나고 속상할 때 올라가 인형들과 함께 놀곤 했어요. 스무 살이 지나고 나서 왠지 다락방이 그립더라고요. 다락이라는 말도 담담하니 좋았고요”

그래서인지 그녀의 디자인은 소녀의 기분이 물씬 풍기는 것이 매력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손재주가 많았다. 다이어리를 한번 쓰기 시작하면 하루를 기록하기보다는 꾸미는 용도로 사용할 때가 더 많았고 친구들에게 스티커를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다.

스티커가 예쁘다며 팔아도 되겠다는 친구의 말에 용돈벌이로 판적도 있다는 그녀는 '지금생각해보니 수지가 맞지 않는 장사였다'며 웃는다. 한번은 다이어리를 대신 꾸며달라며 자신의 비밀다이어리를 내민 친구도 있었다고 말한다.

입점 후 그녀는 매일이 행복하다. 자신을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고 스킨제작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카메라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욕심나는 카메라가 있으면 바로 데려오곤 해요. 카메라에 파 묻혀 죽겠다는 엄마의 잔소리가 걱정이긴 하지만 용돈 받을 땐 못 사던 카메라를 마음껏 사니 배부른 걱정이겠죠?”

행복한 일은 그뿐만이 아니다.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연예인이 자신의 스킨을 이용할 땐 어깨가 으쓱거린다고 말한다.

“그럴 땐 마치 제가 잘나가는 디자이너가 된 느낌이에요. 그래서 캡쳐해 보관한답니다”

이 외에도 그녀의 미니홈피에 사용된 아이템과 동일하게 꾸며놓는 사람들도 있다. 그럴 때 마다 그녀는 싱글벙글이다. 하지만 도를 넘어 미니홈피에 올려놓은 사진을 가지고 간 뒤 본인이 찍었다며 올리는 사람들을 마주치는 경우는 당황하게 된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출처만 정확히 밝혀달라고 당부한다.

이렇게 고마운 사람들이 여럿이다보니 마음 같아선 다 찾아뵈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나누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어 제작한 옆서나 직접 찍은 사진을 몇 분에게 선물로 보낸다고 한다.

선물로 보내지는 사진은 보통 스킨을 위해 촬영한 것으로 그녀에게는 곧 아이디어다. 주로 일상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그녀는 종종 책을 읽을 때 특별히 기억되는 장면이 있으면 흡사하게 표현한 사진을 찍어 만든다.

하지만 바로 “사실은 거의 다 즉흥적 이예요. 작업하기 직전까지 디자인에 대한 생각은 하나도 안 하고 있을 때가 태반이거든요”라며 고백한다.

꾸미고 만드는 것이 천직처럼 보이는 그녀는 앞으로 싸이월드 스킨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벗어나 조금 더 큰 '소녀의 다락방'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컴퓨터 속의 아이템이 아닌 다이어리나 옆서 등 디자인 문구류 제작이 그것이다.

“욕심을 내자면 '소녀의 다락방'을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어요. 스킨 외에 다른 디자인 문구류를 제작해 많은 분들에게 선 보이고 싶은데 아직은 부족한 게 많아서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아요. 부족한 부분이 채워만 진다면 언제든지 도전해 보고 싶어요”

'자신만의 브랜드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하는 그녀는 이미 자신의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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