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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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성 논설주간총선이 미래 통합당의 완패로 끝났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유명한 ‘안나 까레니나’의 첫 문장을 여기에 대입시켜 보면 미래통합당의 실패는 모두 제각각의 실패요인을 안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통합당의 참패요인은 너무나 많다. 그 많은 원인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를 꼽으라면 뭘까? 아마도 ‘말’일 것이다.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다. 물론 실천이 중요하지만 우선은 말이 먼저다. 국민은 그가 하고자 하는 정책이나 포부와 상관없이 일상적인 그의 말에서 호불호가 갈린다.
지금 보수를 자처하는 우리나라 보수는 말이 너무 거칠다. 언어의 금도를 벗어나는 막말이 너무 많다. 국민이 기억하는 막말의 시작은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시체장사’운운일 것이다. 그리고 그 마지막 역시 “농성텐트 안에서···.”의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한 입에 담기도 민망한 험담일 것이다.
보수의 매력은 품격이다. 미안하지만 우리나라 보수, 특히 정치권 언저리에서 만나는 보수에서는 가진 자의 여유에서 나오는 멋과 품격을 볼 수 없다. 그것은 그들이 진짜 보수가 아니라 보수 참칭이라는 증거다. 전문가의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나는 그 연원을 5·16 쿠데타와 군사문화에서 찾는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에서 비롯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등장한 “군대여 나오라”는 펼침 막, 야구 방망이를 들고 박영수 특검 자택 앞을 지키는 무뢰한의 행태를 보면서 무장병력을 이끌고 한강을 넘어와 헌법질서를 무너트렸던 군사쿠데타를 떠올리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연상이다.
이번에 낙선한 통합당 중진들의 공통점을 봐도 하나같이 거친 말과 사리를 떠난 어거지의 주역들이다. 이들은 자기 말에 환호하는 군중들을 보고 착각했을 것이다. 확장성 없이 자기들끼리 환호하는 말은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말이 확장성이 있으려면 합리성을 토대로 나온 말이라야 한다. 여론 여든 야든 정치권에서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지만 타당한 일면이 있다’거나 ‘그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할 만하다.’는 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선거의 민주당에 득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통합당이 코로나 바이러스 핑계를 대기에는 그 폭풍의 와중에서 그들이 쏟아 낸 말은 확진자나 그 가족, 의료진, 그리고 행여 역병에 걸릴가봐 전전긍긍하는 시민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자연재해다. 자연재해가 위정자의 책임만이 아닌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그렇더라도 제대로 방역을 못하면 화살은 정부 여당에게 쏟아진다. 하필 선거철이라 통합당이 이를 호재라 여기는 것이야 누가 뭐라 하겠는가?
정치인이 아니어도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남의 불운이 나의 행운이 될 때 내심 쾌재를 부르는 것이야 인지상정이지만 최소한 그 속내를 들키지는 말아야 한다. 과연 이번 코로나 사태에 서 통합당의 말에서 드러난 속내는 어떤가? 장마철 우산장사 속내 그대로였다. 항차 정부가 방역에 성공하고 있는데 그래서 세계가 격찬하고 있는데 부득불 실패한 것처럼 사리에 닿지 않는 말을 쏟아 냈다. 그것도 모자라 정부가 총선에 맞춰 고의로 확진자 조사를 줄이고 있다고 억지 말을 하고도 국민이 그 말에 속으리라고 판단했는지 의심스럽다.
통합당의 오판은 아마도 보수 언론의 책임이 크지 않을까? 막무가내로 싸고도는 언론을 믿는지라 자기 검열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 타성이 생긴 것 아닐까? 민주당의 말실수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 정도의 차이는 지지율이 말해 준다.
통합당의 오판은 아마도 보수 언론의 책임이 크지 않을까? 막무가내로 싸고도는 언론을 믿는지라 자기 검열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 타성이 생긴 것 아닐까? 민주당의 말실수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 정도의 차이는 지지율이 말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