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오 윤 기자 |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 대패로 ‘풍전등화’ 상황에 놓였다. 현재 심재철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으로 당을 이끌고 있으나 곧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고 조기 전당대회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심재철 권한대행은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 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또 홍준표 전 대표도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 체제를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심 대행의 요청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으로부터 공식적인 요청을 받은 적은 없기 때문에 오는 20일부터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황교안 전 대표는 총선 대패에 책임을 지고 지난 15일 사퇴를 표명했다. 현재 심 대행이 권한대행을 이끌고 있지만 지도부 공백 사태로 당 내부 혼란조차 제대로 수습되지 않고 있다.

통합당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내에서 비대위원장직으로 가장 알맞은 사람이 김 전 위원장이라는 의견이 모아졌다. 조만간 공식적인 논의를 통해 요청할 것 같다”며 “김 전 위원장이 요청을 받아주기만 한다면 당 쇄신작업 등 내부 혼란이 조금이라도 빨리 해결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온다 해도 총선 전과 같은 내부갈등이 표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합당 중진 의원들이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 체제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나 조기 전당대회와 당 쇄신작업을 놓고 이견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이 심 대행의 요청에 대해 ‘알겠다’고 말했으나 당내 의견이 하나로 모이지 않으면 공식 요청을 받아들일지 의문이다”라며 “현재 조기 전당대회와 당 쇄신작업 순서를 놓고 말이 많다”고 전했다.

통합당에 따르면 최근 통합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대부분의 최고위원들이 비대위 전환을 주장했다. 그러나 지도부 중 유일하게 당선된 조경태 최고위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통합당 안팎에서는 총선 패배에 책임을 져야할 당 지도부가 자리싸움에 급급해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 같은 통합당 혼란에서 홍 전 대표는 지난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권이 저의 마지막 꿈”이라며 “1996년 DJ(김대중 전 대통령)는 83석을 가지고 대통령이 됐다. 의석 수는 대선을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다”라고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대구에서 5선에 성공한 주호영 의원도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권영세 서울 용산구 당선자는 페이스북에 “지금 당 안팎에서는 새 지도부를 꾸리는 것에 관한 논의만 눈에 띈다”며 “처참하게 참패한 당이 고작 한다는 게 감투싸움으로 비쳐질까 두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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