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일부지역 전세가율 60% 선회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대책에도 서울 아파트 전세 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체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6·17 부동산대책에 이어 7·10 대책 이후에도 상승폭을 더욱 키운 서울 아파트 전세 값이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세시장은 향후 매매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꼽힌다. 지난해 7월 이후 55주 연속 전세 값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경우 매매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전·월세 수요자들이 대출 등을 활용해 매매시장으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서울 전세 값은 지난해 7월 이후 55주 연속 상승세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값은 0.13% 올랐다.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전세 값은 0.25% 올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또 △강동구 0.3% △동작구 0.11% △마포 0.19% △성동 0.15% 등도 상승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2년 실거주 양도세 비과세 요건 강화, 청약 대기 수요 등으로 전세 매물이 부족한 가운데 신규 분양 예정 지역이나 역세권 신축 위주로 전세 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전용면적 84㎡) 5층은 지난 10일 11억5000만 원에 전세 거래가 성사됐다. 지난 6월29일 9억 원보다 2억5000만 원 오른 금액이다.

 또 강동구 고덕동 '고덕 아이파크'(전용면적 114㎡)도 지난 7일 8억2000만 원에 전세 거래됐다. 지난 5월 7억5000만 원, 6월 8억 원에 거래되는 등 꾸준한 상승세다.

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65.8%로, 2014년 1월(65.4%) 이후 가장 낮았다. 집값이 10억 원이면 전세 값은 6억5800만 원이라는 얘기다. 서울 전세가율이 57.6%로 가장 낮았고 경기도는 69.0%, 인천은 72.3%였다.

서울에선 아파트값이 비싼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전세가율이 50.1%로 낮은 반면 9억 원 미만의 아파트가 몰린 강북지역인 △중랑구(67.0%) △성북구(65.4%) △중구(65.3%) 등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집값 상승폭이 전세 값 상승폭보다 컸기 때문에 강북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전세가율은 안정세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전세 값 급등이 예상되면서 전세가율이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업계에서는 통상 전세 수요자가 매매로 돌아서는 기준을 '전세가율 60%'로 보고 있다. 전세가율이 60% 넘으면 전세를 끼고 내 집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주택임대시장은 전세를 선호하는 세입자와 달리 집주인은 월세나 반전세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전세시장은 수요와 공급에서 심한 불균형 상태가 가중되고 있다.

전셋값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변수인 신규 공급 물량이 갈수록 줄어든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에서는 아파트 기준 총 2만3217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이는 올해 입주물량(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인 55.1%에 불과하다. 2022년엔 1만3000여 가구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전세가율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수요가 몰린 강북의 일부지역에서 전세가율이 60% 선회하고 있다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매물 부족으로 인한 서울 아파트 전세 값 상승은 정부의 수요 억제 대책과 초저금리 등으로 인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전세 값 상승은 공급량을 늘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앞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 값이 치솟으면 전세 대신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가 늘면 집값을 자극할 여지가 있다"며 "전세가율이 비교적 높은 강북지역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며 "전세가율이 비교적 높은 강북지역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