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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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21년 한전 성비위 사건 징계 건수 총 25건
언어적 성희롱 24건·신체 접촉 성추행 1건 등 발생
한전 “전 임직원 수 대비 성비위 징계 비율 낮은 편”
“직급별 예방 교육 실시…징계 수위 크게 높일 것”
22일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 간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39개사 중 26개사는 성비위 사건에 대한 징계를 내렸다.
이들 공공기관의 성비위 사건 징계 건수는 총 128건으로 집계됐다. 징계 수위는 △견책 14명 △감봉 34명 △정직 59명 △해임 19명 △파면 1명 △면직 1명 등이었다.
해당 기간 중 한전의 성비위 사건 징계 건수는 총 25건이었다. 이는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중 최다 규모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7년 3건 △2018년 5건 △2019년 6건 △2020년 3건 △지난해 8건 등이었다.
성비위 사건의 주된 내용은 언어적 성희롱(24건), 신체를 접촉한 성추행(1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전은 △견책 4명 △감봉 7명 △정직 10명 △해임 4명 등 징계를 내렸다.
이와 별개로 한전은 지난달 사내 성희롱 사건과 관련된 직원 1명을 해임하기도 했다.
한전이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중 성비위 징계 최다 기관이라는 오명를 떠안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20년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40개사 가운데 23개사에서 성비위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한 징계 사례는 123건을 기록했다.
한전은 당시에도 성비위 사건 징계 건수가 가장 많은 공공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한전의 징계 건수는 27건이었다.
이와 관련해 한전 관계자는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중 성비위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면서도 “다만 전체 직원 수 대비 성비위 사건 징계 비율은 낮은 수준이다”고 해명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한전의 임직원 수는 2만3540명이다. 단순 계산했을 때 전 임직원 수 대비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전의 성비위 사건 징계 비율은 0.106%다.
같은 기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성비위 사건 징계 건수는 20건으로, 한전 다음으로 많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한수원의 임직원 수가 1만2649명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2017~2021년 한수원의 성비위 사건 징계 비율은 0.158%(단순 계산)였다. 이는 한전보다 높은 수치다.
한전 등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성비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해당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의 실효성에도 물음표가 뒤따르고 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15~2019년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이 시행한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은 1202건에 달했다. 이 중 한전에서 261건의 예방 교육이 실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공공기관의 교육 건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업계 안팎에서는 수차례의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에도 불구하고 한전에서 성비위 사건이 지속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성비위 문제에 대한 한전 내 인식이 매우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직급별로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등 성비위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직원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상담 채널, 핫라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성비위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아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예방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 징계 수위를 크게 높여 강력하게 엄벌하고 있다”며 “한전 내 성희롱·성폭력 문제를 줄여 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