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두고 민주당 내홍 본격화 양상

▲ 송영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7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송영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7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는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송영길 전 대표를 겨냥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논란과 서울시장 선거는 진통의 시작일 뿐”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86그룹 3선인 김 의원은 4일 오전 9시4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일 지역구 연속 4선 출마 금지 약속을 선도하고 차기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촉발시킨 86용퇴론에 대한 송 전 대표의 대국민 설명과 양해가 필요하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지난 1월 민주당 대표 당시 “여야를 넘어 운동권 동우회 기득권을 타파하는 새로운 정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3·9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이를 반전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랬던 그는 지난달 10일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며 당 지도부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듯 했지만, 불과 한 달도 안 돼 송 전 대표는 ‘소(小)통령’이라고 일컫는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때문에 서울시장 출마 강행을 놓고 민주당 내홍이 본격적으로 터지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 중진들마저 반발이 나오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송 전 대표의 약속은 이미 우상호, 김영춘 불출마선언으로 이어졌다”며 “(송 전 대표의 행보는) 차기 총선에서 많은 의원들의 진로와 당의 결정, 국민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송 전 대표는 ‘누구누구가 경쟁력이 있다면, 왜 당에서 나를 거론했겠느냐’며 다른 유력 당내인사들을 폄하한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송 전 대표가) 언급하셨던 분들의 경쟁력이 송 전 대표보다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서울의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이 한뜻으로 송 전 대표를 유일한 대안으로 강권한 것도, 이재명 전 대선후보가 강권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라고 요목조목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종로 보궐선거 무공천 결정을 주도한 전 대표로서, 본인이 후보가 될 경우의 인천 보궐선거 공천문제에 대한 일관성 있는 입장을 잘 정리해주시기 바란다”며 “하산 신호를 내린 기수가 갑자기 나 홀로 등산을 선언하는데서 생기는 당과 국민의 혼선을 정리해줄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송영길 전 대표의 출마선언이 결국 여러 카드를 다 무산시켰다”고 탄식했다. 우 의원은 86그룹 전략통으로 분류된다.
 
이어 “또 어떤 분은 아예 참신한 인물들을 등장시켜서 거기서 붐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어떤 혁신의 민주당을 보여주자는 이런 제안도 있었다”면서도 “송 전 대표의 사실상 출마선언으로 이제 이런(다른) 카드들은 다 물 건너갔다”고 탄복했다.
 
한편 김 의원은 여론조사 방식 경선으로 “교황식 시민후보 선정방식으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송 전 대표 외에 이낙연·정세균·추미애·박용진·박영선·임종석·박주민·강병원·우상호·김현종 등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당 안팎 인사들을 열거하며 “모든 인적자원을 놓고 지도부가 책임 있는 전략적 검토와 실행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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