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는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한 당내 여론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권 원내대표는 이달 29일 당내에서 비대위 전환 목소리가 나온 데 대해 “과거 전례를 보면 최고위원들이 총 사퇴한 후에 비대위가 구성됐다”며 “일부가 사퇴한 상태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전례는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여러 소통을 거쳐 “비대위로 가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앞서 배 최고위원은 하루 전인 2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권 원내대표 사무실에서 면담을 가졌다. 이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저는 오늘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배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부가 올해 5월 출범한 이후 국민들께서 많은 기대와 희망으로 잘 해보라는 바람을 심어주셨다”면서 “그러나 (새 정부 출범) 80여 일이 되도록 속 시원한 모습으로 충족시켜드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마땅히 책임져야 하고, 끊어낼 것을 제때 끊어내지 못하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된다”며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최고위원직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배 최고위원의 사퇴로 비대위 전환 여론에 불이 붙은 가운데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안철수 의원도 현 지도체제 변화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 문자 공개 사태’ 등과 관련해 권 원내대표에 책임을 묻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이달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 당 지도부가 땀 흘리며 일하는 윤 대통령을 돕기는커녕 부담을 줘 마음이 무겁다”며 “비상한 시기엔 비상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도 같은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권 원내대표가) 재신임이 안 되면 조기 전대로 가야 한다”며 “다른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권성동 지도 체제’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 전환 수용 의지를 내비친 만큼 당내 안정을 위해서라도 조속한 시일 내 수습 방안을 찾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치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여당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일단 빠른 수습이 급선무라 이르면 다음주 초에는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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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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