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향후 국내 기업들 경영환경 악화시킬 가능성 우려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오 면담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오 면담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21대 국회에서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등 ‘공정경제 3법’ 통과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등 경제계 수장들이 연이어 국회로 향하고 있다.

여당을 중심으로 발의된 이 법안에 대해 야당도 큰 이견을 보이지 않아 통과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경제계는 이 법이 사실상 ‘옥죄기 법’으로 향후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을 급속히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2일 경제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박 회장은 이날 국회를 찾아 오전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후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차례로 면담을 가졌다. 박 회장은 여야 지도부에 공정경제 3법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를 전달하고 신중한 논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한상의는 주요 입법현안에 대한 의견을 담은 ‘상의리포트’를 전날 국회에 제출했다.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21대 국회는 개원 후 3개월간 기업부담법안을 284건 발의했다. 20대 국회와 비교하면 약 40% 증가한 규모다.
 
대한상의는 “이 중에는 상법, 공정거래법 등 기업경영에 영향이 큰 법안들이 다수 포함돼 있고 최근 여야 모두에서 입법하려는 쪽으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기법부담법안의 입법화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경제계의 이같은 우려를 가중시킨 건 김 위원장이 공정경제 3법 통과에 찬성 의사를 내비친 점이다. 여당 측에서 발의한 법안에 야당도 제동을 걸지 않을 경우 본회의 통과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번 정기국회 내 공정경제 3법을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한 상황이다.
 
다만 이날 박 회장을 만난 김 위원장은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국회에서 만난 뒤 별도의 모두발언 없이 약 12분간 회동했다. 회동을 마치고 나온 김 위원장은 “박 회장이 공정경제 3법에 대한 경제계 나름대로의 우려가 있다는 말을 했다”며 “경제에 큰 손실이 올 수 있는 법을 만들려는 게 아니다. 심의하는 과정 속에서 반영할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와 면담을 가진 박 회장은 “기업들은 생사가 갈리는 어려운 지경에 처했는데 기업을 옥죄는 법안이 자꾸 늘어나고 있는 게 걱정”이라며 “공정경제 3법에 대해 정치권은 하겠다는 말만 한다. 문제점과 대안이 혹시 있는지 들여다 볼 필요도 있는데 논의 자체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공정경제 3법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계시는 것 같지만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의견을 듣겠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권태신 부회장을 시작으로 이날 박 회장에 이어 23일에는 손 회장도 국회를 찾아갈 예정이다. 공정경제 3법과 관련한 경제계의 ‘릴레이 국회 방문’이다.
 
손 회장 역시 공정경제 3법에 대한 경제계 우려를 전달함과 동시에 야당에 법안 통과 저지를 호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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