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간 19주년을 맞이한 투데이코리아는 건전한 사회와 독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구조적 부조리와 고질적 문제를 심층 보도하며 진실을 추적해 왔다. 특히 사이비 종교, 권력형 비리, 성범죄 등 공동체를 위협하는 사안에 대해 집중 조명해왔다. 이번 시리즈는 한국 사회에서 장기간 방치되어 온 사이비 종교 ‘다락방(세계복음화전도협회)’의 실체를 추적하는 탐사보도다. 본지는 성폭력 피해자와 내부고발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류광수 총재 중심의 권위주의적 통치 구조, 은폐 체계, 재정 비리 등을 연속 보도하며, 신도 보호와 정의 구현을 위한 언론의 사명을 다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이번 편에서는 류광수 총재 본인의 성비위 의혹, 당사자 단독 인터뷰와 피해자의 진술 등에 대해 기록했습니다.

▲ 1986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진 세계복음화전도협회(일명 다락방) 조직의 주요 사건과 내부 추문, 성비위, 재정비리, 폭로와 수사 과정을 연대기로 정리한 도표. 그래픽=투데이코리아
▲ 1986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진 세계복음화전도협회(일명 다락방) 조직의 주요 사건과 내부 추문, 성비위, 재정비리, 폭로와 수사 과정을 연대기로 정리한 도표. 그래픽=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2024년 10월 22일, 류광수의 성비위 의혹이 마침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날 오후 10시, 본지는 류광수 총재의 성비위를 보도했다.
 
같은 시각 MBC <PD수첩>도 ‘다락방의 타락한 목회자들’이라는 제목의 방송을 통해 세계복음화전도협회(다락방) 내부의 부도덕한 구조와 목회자들의 타락 문화를 집중 조명했다.
 
본지와 PD수첩의 보도에 따르면, 류광수는 2011년경 다락방 소속 교회에 출석하던 기혼 여성 D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D씨는 류 총재의 친아들 류 모 목사와 절친한 친구 사이였던 E씨의 아내였으며, 이로 인해 가정 전체가 무너졌다는 피해자 측의 증언이 이어졌다.
 
자신을 E씨의 자녀라고 밝힌 제보자 F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류광수 총재는 후대 양육을 강조하며 우리를 ‘렘넌트’라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바로 저와 제 형제들의 가정을 송두리째 무너뜨렸습니다. 자기 아들의 친구 아내와 부도덕한 관계를 맺은 게 어떻게 목회자의 모습입니까?”
 
이 인터뷰는 실제 보도보다 약 3개월 앞서, 즉 코람데오연대의 첫 기자회견 이전에 이미 진행된 것이다.
 
류광수의 아들 역시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부친의 성비위 의혹을 인정했다.
 
그는 “아버지가 D씨와 관계를 맺었을 당시, 그녀가 제 친구의 아내였다는 사실을 몰랐을 겁니다”라며 조심스럽게 아버지를 변호했다.
 
보도에는 류광수가 과거에도 유사한 성비위 논란에 휘말렸던 정황도 함께 담겼다.
 
2000년대 초반, 당시 부산 임마누엘교회에 출석하던 20대 여성도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주장은 이미 단체 내부에서 논란이 된 바 있었다.
 
류광수 총재의 부인 김모 씨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건 이제 본인이 계획적으로 류 목사님에게 접근한 거예요. 그 여자가 치과의사였고, 그 부모들이 저를 찾아왔어요. 제가 다 알고 있었죠.”
 
이어 그녀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그 여자가 우리 며느리랑 나이도 같거나 비슷했어요. 자식뻘 되는 애가 너무 계획적으로 접근해서 나중에는 류 목사님을 파멸시키려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그 상황에서 둘 다 처벌할 수도 있었지만, 다 덮었습니다.”
 

여신도와의 성관계 인정한 류광수·강간 혐의 피소

▲ 임마누엘부산·서울 등 국내외 여러 세계복음화전도협회(다락방) 교회의 당회장인 류광수 총재가 호텔 레스토랑에서 장정희 씨와 와인을 마시며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임마누엘부산·서울 등 국내외 여러 세계복음화전도협회(다락방) 교회의 당회장인 류광수 총재가 호텔 레스토랑에서 장정희 씨와 와인을 마시며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2025년 3월, 세계복음화전도협회(다락방) 창립자 류광수 총재를 둘러싼 성비위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에는 단순한 소문이나 내부 고발이 아닌, 피해자의 실명 고소와 당사자의 직접 증언이라는 점에서 파장은 더욱 컸다.
 
목소리를 낸 이는 부산임마누엘교회 성가대원이던 장정희 씨였다.
 
그녀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류광수 총재로부터 성적 착취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2025년 4월 2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정식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장 씨는 고소장에서 “류 목사는 자신을 ‘2000년 만에 복음을 회복한 전도자’라고 자처하며, 신도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했다. 나 역시 그 지위와 카리스마에 세뇌돼 장기간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첫 사건은 2013년 5월, 부산 대청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했다.
 
류광수는 “얘기를 더 하자”며 장 씨를 객실로 데려갔고, 가운 차림으로 나타나 일방적으로 성관계를 시도했다는 것이 장 씨의 증언이다.
 
그녀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어깨를 밀치며 분명히 거절했지만, 그는 물리력을 행사해 저를 제압했습니다.”
 
이후에도 2013년 8월, 2018년 크리스마스, 2019년 3월까지 피해는 반복됐다.
 
장 씨는 오랜 시간 침묵했다. 그러나 다락방과 류광수의 실체가 잇따른 보도를 통해 드러나자 용기를 냈다.

그녀는 “나와 비슷한 피해자들이 분명 더 있을 텐데, 그들 중 누구도 아직 용기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라며 “그들을 대신해, 그리고 앞으로 후대에게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소를 결심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류광수와의 만남

▲ 류광수 세계복음화전도협회 총재와 본지 기자의 인터뷰 현장. 사진=투데이코리아
▲ 류광수 세계복음화전도협회 총재와 본지 기자의 인터뷰 현장. 사진=투데이코리아
2025년 4월 2일, 본지는 마침내 류광수를 직접 만났다.
 
앞서 수차례 질의서를 보내고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끝내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과거의 잘못을 수습하려 서울 강서구의 한 카페에 모습을 드러낸 류광수에게 본지가 직접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잠시 당황한 듯했지만, 자리를 피하지 않았다.
 
예정된 만남은 아니었다. 다른 일정을 위해 들른 자리였지만, 류광수는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마이크를 스스로 착용했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날의 류광수는 강단 위에서 보이던 ‘절대자’의 모습과는 달랐다. 손끝에 맺힌 긴장감이 그의 불안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류광수는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장 씨와의 성관계를 인정했다.
 
류광수는 ‘장정희씨와 잠자리를 가진적 있느냐’는 질문에 “있어요”라고 당당하게 답했다.
 
그러면서도 “강압은 아니었고, 상대가 더 좋아했다”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이에 대해 장 씨는 강하게 반박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류광수와의 관계를 원한 적 없으며, 좋아한 적은 더더욱 없습니다. 그는 제게 목회자였지, ‘남자’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대중 앞에 선 장정희씨 “왜 범죄자는 떳떳하고, 피해자는 숨어야 합니까?”

▲ 세계복음화전도협회(이하 다락방) 피해자와 탈퇴자로 구성된 단체 ‘코람데오연대’가 1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류광수 총재 성폭력 피해자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세계복음화전도협회(이하 다락방) 피해자와 탈퇴자로 구성된 단체 ‘코람데오연대’가 1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류광수 총재 성폭력 피해자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2025년 4월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수많은 취재진과 카메라 앞에서 장정희씨는 선글라스도 마스크도 없이 정면을 응시한 채 마이크 앞에 섰다. 머리를 뒤로 올려 묶고, 정면을 바라봤다.
 
기자들이 “얼굴을 가리지 않아도 괜찮겠느냐”고 묻자, 그녀는 이렇게 되물었다.
 
“왜 범죄자는 떳떳하게 나서고, 피해자는 숨어야 합니까?”
 
장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류광수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직접 증언했다.
 
특히 “왜 한 번 당하고도 또 당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장 씨는 잠시 숨을 고르고 이렇게 답했다.
 
“솔직히 왜 그랬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는 제가 다니는 교회의 중심이었고, 전 세계를 누비는 설교자였습니다. 45만 명을 이끄는 리더가 부르면,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매번 ‘이번엔 다르겠지’, ‘이번엔 나에게 진심을 말해주겠지’라는 기대를 품고 류광수의 부름에 응했지만, 돌아온 건 위로도 축복도 아닌, 그의 탐욕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앞서 본지와 진행한 류광수 인터뷰 영상도 함께 공개됐다.
 
영상 속 류광수는 “그녀가 더 좋아했다. 술 먹고 본인이 더 했다”,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등의 2차 가해성 발언을 반복했다.
 
하지만 장 씨는 차분히 말했다.
 
“나는 폐기물을 받아낸 오물통 같은 존재였습니다. 내가 더럽혀진 줄 알았고, 이 고통을 누구에게도 말할 곳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이상 나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류광수는, 반드시 자신이 저지른 죗값을 받아야 합니다.”
 
코람데오연대 대표 김성호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수십 년간 이 조직이 방조해온 구조적 범죄입니다. 류광수 총재는 ‘2000년 만에 복음을 회복한 자’라 자처하며, 일반적인 목회자의 지위를 넘어선 절대 권위자로 군림해왔습니다. 문제는 그 권위가 여신도들을 향한 성범죄의 도구로 악용되었다는 점입니다.”

[류광수 왕국의 몰락④] 거짓과 욕망의 왕국 다락방, 무너지는 모래성로 이어집니다.
 
▲ 세계복음화전도협회(일명 다락방) 조직 내 류광수 총재를 중심으로 얽힌 측근 목회자, 성비위 피해자 및 가해자, 재정비리 관련자 간의 주요 관계를 도식화한 구조도. 그래픽=투데이코리아
▲ 세계복음화전도협회(일명 다락방) 조직 내 류광수 총재를 중심으로 얽힌 측근 목회자, 성비위 피해자 및 가해자, 재정비리 관련자 간의 주요 관계를 도식화한 구조도. 그래픽=투데이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