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 의원 "상식 넘어선 무리한 주장...자제 필요하다"

▲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제공=뉴시스
▲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오혁진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산업통상자원부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보고서 파일명 'v' 표기를 'VIP'(대통령의 약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무리한 주장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만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우리는 흔히 대통령을 'vip'라고 칭해왔음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v'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정부 내에서 어떠한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 당사자들은 알고 있을 것"이라며 "불철주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에 몰두하고 있는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이를 검토했다? 과연 상식에 맞는 해명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강조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북한 원전 건설 의혹과 관련해 정치권의 논란이 커지자 2018년 4월 27일 1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이후 작성된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 보고서 6쪽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산업부의 문건이 '180514_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_v1.1'인데 언론에 공개된 문서 제목은 '180616_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_v1.2'라며 "두 파일은 제목에서 보여주듯 다르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여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논평을 통해 "오 전 시장의 말대로라면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되기 위해 작성 중인 문건이 수억 건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은 "V3는 안철수 후보가 대권 도전을 세 번 한다는 뜻인가"라고 꼬집었고, 강병원 의원은 총선 출마 당시 오 전 시장이 펴보인 손가락 '브이' 사진을 올리며 "큰 웃음 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 내가 보수를 몰락시켰다, 나는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의미) 맞나"고 물었다.
 
논란이 커지자 오 전 시장은 SNS에 "버전으로 보는 게 맞는다는 의견을 많이 받았다. 저의 입장에 혼란을 초래한 결과가 돼 안타깝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 전 시장의 ‘헛발질’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조건부 출마 선언'을 하면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마찰을 빚었던 만큼 오 전 시장에 대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따끔한 지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3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 전 시장이 조건부 출마를 걸었을 때 김종인 위원장이 ‘그런 출마가 어디 있느냐’면서 역정을 내셨다. ‘v 논란’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 당분간 발언을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도 "지도부도 국정조사와 특검 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v 논란'은 상식적으로 무리한 주장이었다"면서 "오 전 시장의 이 같은 과도한 주장은 지도부의 행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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