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임기 중 2년8개월 채우고 불명예 사퇴
국민의힘 “사건에 침묵한 與·靑도 사과해야”
광복군 후손 “사필귀정일 뿐…법적 책임져야”

▲ 지난해 4월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김원웅 광복회장의 멱살을 잡으며 항의를 하는 김임용(왼쪽) 광복회 회원을 관계자들이 저지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지난해 4월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김원웅 광복회장의 멱살을 잡으며 항의를 하는 김임용(왼쪽) 광복회 회원을 관계자들이 저지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장학금을 준다는 명목으로 국회에서 카페를 운영해 수익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파문의 당사자인 김원웅 광복회장이 “사람 볼 줄 몰랐다”며 “광복회장 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사퇴하면서도 몰염치와 남탓으로 일관한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16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광복회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최근 사태에 대해 부끄럽고 민망하다”며 “광복회원 여러분의 자존심과 광복회의 명예에 누를 끼친데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김 회장 관련 의혹을 감사한 국가보훈처는 전날 그의 비자금 규모가 7256만5000원이라고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했다. 구체적으로는 한복·양복 구입 440만원, 이발비 33만원, 마사지 60만원 등의 사용내역도 파악됐다. 또 김 회장은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있는 무허가 업소에서 전신 마사지를 10만원씩 총 6회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저는 반평생을 친일청산에 앞장서 왔다”면서도 “사람을 볼 줄 몰랐고 감독관리를 잘못해서 이런 불상사가 생겼다. 이는 전적으로 제 불찰이므로 광복회장의 직을 사퇴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김 회장은 2019년 6월 취임했다가 4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2년8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당초 광복회는 이달 18일 김 회장 해임을 의결하는 임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김 회장은 돌연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대부분 대의원이 김 회장 해임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측되자 한 발 앞서 퇴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해임 의결 임시총회에 앞서 김 회장이 자진 사퇴를 선언한 데 대해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원웅씨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사과나 반성은 없이 ‘사람 볼 줄 몰랐다’며 부하직원 탓으로 돌렸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죄를 뉘우치지 않는 김씨를 순국선열과 독립 유공자, 그리고 국민께서는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수사당국은 신속한 수사를 통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하고 숱한 일탈에도 침묵한 청와대와 민주당 역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강조했다.
 
김 회장의 자진사퇴에 대해 광복군 후손도 비판을 가했다. 이형진 한국광복군기념사업회장은 통화에서 “김원웅 회장의 자진사퇴는 국민을 기만한 것에 대한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이 아닌 당연한 사필귀정”이라며 “향후 광복 후손들도 김 회장에게 제기된 여러 파문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회장은 김 회장 부모의 가짜 광복군 의혹을 꾸준히 추적하고 있다.
 
한편, 자진 사퇴 표명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김 회장은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과 보훈처의 감사 결과와 일부 광복회원들의 사퇴 요구에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사퇴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사흘 후 페이스북을 통해 “광복회장을 사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도 아직껏 사퇴를 거부하고 있으니 파렴치가 따로 없다”며 “광복회 스스로 자정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면 저는 당선되는 즉시 광복회에 대한 국고지원을 끊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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