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A씨 “8년 동안 충성 다했는데…이재명, 조문도 안 와”
“李, 아버지 사망 뒤 이브때 ‘산타 옷’ 입고 춤, 할머니 오열”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2015년 1월 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알버트 공원에서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 사진=국민의힘 제공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2015년 1월 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알버트 공원에서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 사진=국민의힘 제공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대장동 개발 의혹’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유가족이 그를 모른다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분노했다. 김 처장은 대장동 사업 핵심 인물로 거론된 인물이다.
 
김 처장의 장남 A씨는 23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 1월 뉴질랜드·호주 출장 당시 김 처장과 이 후보가 함께 찍힌 사진 등을 공개하면서 앞서 김 처장에 대해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사람”이라고 한 이 후보의 주장을 거짓이라고 밝히면서 눈물을 보였다.
 
대장동 사업 핵심 인물로 꼽히던 김 처장은 사업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초과이익 환수조항을 세 차례나 넣어야 한다고 건의했는데 반영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필 편지를 남기고 지난해 12월21일 오후 8시30분 세상을 등졌다. 유서는 따로 발견되지 않았다.
 
이날 국민의힘 측은 “김 처장이 오늘 시장님하고 본부장님하고 골프까지 쳤다”라고 말한 모습이 담긴 가족들에게 보낸 동영상을 공개했다.
 
유족은 해당 영상이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 중 한국에 있는 딸에게 보낸 영상편지라고 밝혔다. 영상 속에서 김 처장은 딸에게 “나 얼굴 너무 많이 타버렸어. 오늘 시장님하고 본부장님하고 골프까지 쳤다? 오늘 너무 재밌었고 좋은 시간이었어”라고 말한다.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였고, 김 처장과 그의 상급자인 유동규 본부장(구속)과 함께 2015년 1월 6일~16일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진다.
 
유족은 고인이 생전 이 후보와 찍은 다른 사진도 여러 장 공개했다. 유족이 ‘2015년 1월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스카이타워 전망대 식사 장면’이라고 공개한 사진에는 김 처장이 이 후보 대각선 맞은편에 앉아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 2015년 1월15일 호주 시드니 카툼바 블루마운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사진=국민의힘 제공
▲ 2015년 1월15일 호주 시드니 카툼바 블루마운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사진=국민의힘 제공

또 ‘2015년 1월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알버트 공원’이란 제목의 사진에는 김 처장이 커다란 나무를 가운데 두고 이 후보와 손을 잡고 있다.
 
유족은 공개한 김 처장 휴대전화의 전화번호록 파일도 공개했다. 파일에는 이 후보의 전화번호가 2009년 6월 저장된 것으로 나왔고, 당시 저장명은 ‘이재명 변호사’였다.
 
A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자료를 추가로 공개한 이유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8년 동안 충성을 다하며 봉사했던 아버지의 죽음 앞에 조문이나 어떠한 애도의 뜻도 비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였던 12월 24일, 아버지 마지막 발인 날 이 후보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나와 춤을 추는 모습까지 보였다”며 “80대 친할머니께서는 텔레비전(TV)을 통해 이 모습을 보시고 오열하시고 가슴을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걸 보며 우리 가족 모두가 한 번 더 죽을 만큼의 고통을 느꼈다”고 말했다.
 
A씨는 “아무리 정치라고는 하지만 너무 마음이 아파 ‘이것은 아니다’란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김 처장이 극단 선택 한 이후 언론에서 김 처장에 대해 “하위직윈이기 때문에 저를 기억하겠지만, 저는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사람(CBS, 12월24일)” “시장 재직 당시엔 (김 처장을) 몰랐다(SBS, 12월25일), “시장을 할 때 이 사람의 존재를 몰랐다고 얘기했다(채널A, 12월29일)”고 김 처장과의 관계가 없었다는 뉘앙스의 주장을 한 바 있다.
 
A씨는 “(이 후보가 아버지를 모른다고 했던) 그 모습을 보고 이 후보의 연락을 기다리던 우리 가족은 다시 한 번 철저히 배신감을 느끼며 진실을 밝히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이렇게 해야 우리 가족이 조금이나마 한을 풀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권성동·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사건 몸통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데도 구속과 죽음으로 꼬리만 잘리고 있다. 범죄의 설계자인 몸통은 끝까지 고인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뻔뻔스럽게 활보하고 있다”며 “고인과 유족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길은 결국 특검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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