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朴 대국민 사과 계획" 강조해 놓고 '태극기부대' 영역 확대 언급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오혁진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애매한 행보로 인해 당내에서 확실한 ‘선긋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좌클릭’에 나서면서 ‘극우 세력’과의 이별을 결정했었으나 최근 입장을 선회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3일 김 위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비대면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할 계획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금 사법절차가 진행 중이라 완료된 이후에 특별한 시점을 택해서 이에 대한 대국민 사과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광복절 집회 참여자 징계 등 극우집단에 대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국민 모두를 아울러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며 “우리와 생각을 달리하는 것도 흡수될 여건을 만들어가면 자연적으로 영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이)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는 잘 지내자고 한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반문 진영에 영향력 있는 분들은 싫고, 친문 진영에 영향력 있는 분들과는 대화하겠다는 것"이라며 "당내에 반문 진영의 독보적인 인물이라도 있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 문재인 진영 전체가 연대에 연대를 더해 대항해도 힘이 모자랄 판에 갈라치고, 선긋고, 문을 걸어잠근다면 `국민의힘`이 아니라 `우리끼리의힘`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태극기부대’로 불리던 극우세력에 대해 그동안 “무시하겠다”는 입장과는 다른 뉘앙스로 발언했다.
 
통합당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태극기부대가 가장 찬양하는 게 박근혜 아닌가”라며 “MB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범죄 행위에 대해서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해놓고 태극기부대의 입장에 대해서도 존중해야 한다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한 3선 의원도 “지금까지 ‘선긋기’를 잘 해오시면서 왜 이번에 입장을 선회한 듯한 발언을 한 건지 알 수 없다”며 “당의 미래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극우세력’은 확실히 무시해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두루뭉술’ 리더십이 당의 미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다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다시 상승 곡선을 타고 있어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해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는 9월 1주차(8월 31일~9월 2일)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다시 30%대(37.6%)로 2.8%p 떨어지고 국민의힘 지지율(31.9%)이 1.8%p 상승해 양당 간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고 분석했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아스팔트 우파’, ‘태극기 부대’와의 단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