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인한 금융·외환시장을 둘러싼 충격이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다. 다만, 향후 국내 경제의 성장 경로는 여진히 불투명하며 국내 주요 경제 지표의 정상화에는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지난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급등세를 나타냈는데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로 자리잡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정치적 상황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따른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0원 상승한 1,437.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앞서 비상계엄 사태 당시 1,400원선을 웃돌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430원선 수준으로 다소 높아진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원화 약세 흐름을 보이며 1,440원을 향해 조금씩 고점을 높여가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400원 초반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하게 해소되기 전까지 환율의 뚜렷한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대외변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400원 초반대에서 안정되더라도 미국 예외주의 지속과 트럼프 집권 2기의 무역분쟁 등이 미 달러 강세를 유도할 공산이 크다”며 “원·달러 환율은 내년 상반기까지 1,400원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도 탄행정국 장기화 우려로 침체된 흐름을 나타냈으나, 탄핵소추안 통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되며 반등 흐름을 나타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탄행정국을 지나며 현재 국내 증시가 저점에 위치했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86배로, 과거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의 PBR은 약 0.8배 수준이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피는 지난 8월 블랜먼데이, 11월 트럼프 당선 이후 급락, 그리고 이번 12월 등 올해에만 바닥을 3번째 확인했다”며 “불확실성 해소로 반등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외환시장과 국내 증시가 다소 불안정한 상황에서 진정세로 돌아서는 모습과 달리 실물 경제 측면에서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지난 15일 발표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경제 영향 평가’에 따르면, 일별 뉴스심리지수(NSI)는 12월 들어 83.2로 크게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2월(82.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이번과 과거 모두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경제 심리가 약화된 것은 공통적이지만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글로벌 경쟁 심화 등 대외여건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해외요인이 국내 요인과 중첩될 경우 그 영향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여·야·정 합의를 통해 경제 상황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정치적 혼란이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외교와 무역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4일 “한국은 이제 장기간의 불확실성에 접어들었다”며 “한국의 리더십 공백은 트럼프 백안관 복귀 시기와 맞물려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아시아 주요 동맹국 중 하나인 한국의 권력 공백이 미국과의 관계를 약화하고 외교 정책과 무역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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