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서 주택 정책 만드는 핵심인물들...전 정권서 핵심 보직 역임한 인물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오는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 250만호까지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오는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 250만호까지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3년이 넘은 지금, 곳곳에서 들려오는 주택 정책 실패라는 아우성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당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이 과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때문이라는 말이 번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본지가 국토부에 취재한 결과 '처음 듣는다'는 다소 쌩뚱맞은 반응이 나와 정부와 일선 공무원들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서울 내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2014년, 2015년 인허가 물량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2014~2015년은 박근혜 정부 때다.
 
그는 또 지난 6월 26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저희(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물려받았을 때가 전 정부에서 모든 부동산 관련 규제들이 다 풀어진 상태에서 받았기 때문에 자금이 부동산에 다 몰리는 시점이었다"고 말하면서 서울 내 주택 공급 부족과 규제 완화에 따른 투기 수요 증가 등을 전부 과거 정부의 탓으로 돌렸다.

지난 7월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국토부 업무보고를 위해 참석한 김 장관은 수도권 공급 물량 부족의 원인을 두고 김은혜 미래통합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올해와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을 묻는 김 의원의 질의에 김 장관은 "올해가 19만3000가구, 내년이 13만4000가구, 2022년이 15만6000가구"라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왜 2021년이 더 적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2021년은 2014~2015년에 인허가된 물량"이라며 "그때 인허가 물량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수도권 주택 인허가 실적을 보면 (김 장관이) 2014~2015년에 인허가 물량이 적다고 하는데 자료를 인허가 물량이 지난 10년 통틀어 가장 많다"며 "(국민들이) 이 자료를 보면 장관이 거짓말 한다 생각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큰 정책 방향은 다주택자만 규제하는 방향인데 부동산이 주택이나 아파트만 있는게 아니라 상가나 토지도 있다”라며 “벌써 투기세력은 토지로 이동하며 개발 가능성 없는 지역을 개발호재가 있을 것처럼 속여가며 사기를 치고 있다. 빌딩이나 상가는 손도 안대고 있는데 투기세력을 진정 잠재울 생각이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주장했다.
 
▲ 2020년 6월 전국 주택건설실적. 제공=국토교통부
▲ 2020년 6월 전국 주택건설실적. 제공=국토교통부
국토부에서 제공하는 주택건설실적통계에 따르면 2015년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간 인허가 실적이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2015년 전국의 주택 인허가 실적은 76만5328가구였다. 10년 평균치인 56만6532가구보다 20만 가구가량 더 인허가가 이뤄졌다.
 
수도권 기준으로도 40만8773가구로 가장 많은 실적을 나타냈다. 서울에서만 10만1235가구가 인허가를 받았다. 이는 2017년 11만3131가구에는 못 미치지만 10년 새 2위 규모다.
 
아파트 기준으로도 2015년 전국의 아파트 건축 인허가 실적은 53만4931가구로 집계됐다.수도권 기준으로는 27만1695가구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오히려 주택 인허가 실적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하락세로 이어지고 있다. 2016년 전국 72만6048가구에서 2017년 65만3441가구로 줄어든 후 2018년 55만4136가구, 2019년 48만7975가구로 지속적으로 주는 모양새다.
 
아파트 역시 2016년 전국 50만6816가구, 2017년 46만8116가구, 2018년 40만6165가구, 2019년 37만8169가구로 계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국토부 측은 본지와 통화에서 “김 장관은 어떤 자료를 근거로 2015년도 인허가 물량이 적다고 주장한 것이냐”는 질문에 “장관님이 그런 발언을 하신 내용은 처음 듣는다. 당연히 국토부 통계자료를 근거로 말씀하셨겠죠”라고 불명확하게 답했다.
 
게다가 현재 국토부에서 주택정책을 만드는 핵심 인물들은 전 정권에서 주택정책과장과 주택토지실장 등 핵심 보직을 역임했던 공무원들이다.
 
현재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박근혜 정부 말기와 문재인 정부 초반인 2016년 1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주택토지실장으로 일했다.
 
박 차관은 이명박 정부 후반과 박근혜 정부 초반인 2012년 8월~2013년 4월 국토교통부의 전신인 국토해양부에서 주택정책관(국장)을 했다. 주택정책관은 주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언론과 만나 정부의 정책 의도를 설명하는 보직이다.
 
또 현재 김 모 실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2년 7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부동산 대책 담당 과장인 주택정책과장으로 일했다. 이후 그는 도시정책과장, 대변인 등을 거쳐 2017년 9월 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관이 됐다.
 
2013년 4월 1일에는 "가격 상승기에 도입된 수요억제-공급확대 기조에서 탈피해 과도한 정부 개입·규제를 완화하고, 세제·금융지원을 통해 주택시장의 조기회복을 도모"하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하우스 푸어’와 ‘렌트 푸어’에 대한 지원책까지 마련하는 등 대책이 담겼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