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치권 합류' 이유 없어...지금은 시기 맞지 않아"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오혁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오혁진 기자
투데이코리아=오혁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사실상 야권 합류를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안 대표의 제안을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 대표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 대표는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마포포럼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현 정부에 대해서 문제라고 인식하는 많은 국민들이 윤 총장에게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연에서는 “제가 혁신플랫폼을 제안한 건 야권이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는지 고민을 시작하자는 의도였다”며 “신당을 창당한다는 건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누구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며 “중도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개혁을 바라는 진보 등도 포괄할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하다” 말했다.
 
안 대표는 자신이 제안한 혁신 플랫폼에 대해 “논의의 시작은 범야권 끝장토론”이라며 “정권 교체에 공감하는 사람 누구나 참가해 개혁의 청사진을 밝히고 공통분모를 찾아서 집권할 방법을 찾아가자”고 했다.
 
그러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총장이 대선 후보 선호도 1위에 올랐으나 “야당 사람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은 정부·여당 사람”이라며 “야당 정치인이라 볼 수는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회의에서도 “현 정부에 소속된 윤 총장에 대한 여론의 지지도가 높은 것은 국민이 이 정부에서 누구를 가장 신뢰하느냐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윤 총장과 안 대표가 아닌 유승민 전 의원과의 연대를 지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오는 유 전 의원이 여는 ‘희망22’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김 위원장의 행보에 국민의힘의 내부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은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비판과 함께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 간의 이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대놓고 “윤석열 1인이 제1 야당을 집어삼키는 상황에 몰렸는데도 김 위원장은 마이너스의 손만 흔들고 있다”고 비판까지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안 대표의 야권 합류 제안을 간접적으로 거절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법무부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상황에서 ‘정치권 합류’라는 도박은 여태까지 보인 소신을 짓밟는 행보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 총장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안 대표가 윤 총장에게 거절당하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안 대표가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과 ‘야권 연대’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하긴 했으나 신당 창당이라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계획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져 윤 총장이 합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야권의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과 연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맞지만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진 바 없다”며 “윤 총장이 만약 합류한다면 향후 야권에 엄청난 파워가 생길 것이지만 그럴 가능성이 적다. 오히려 윤 총장이 안 대표의 제안을 거절하면 안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더 좁아지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야권 관계자는 "현재로서 윤 총장이 여야를 떠나 정치권에 합류할 이유가 없다"며 "본인이 해결 해야할 일도 산더미인데 굳이 합류해서 긁어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 안 대표의 제안이 참신해 보일 순 있으나 시기가 틀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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