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성들 "국방부 이전시 안보 공백 우려...조사도 안하고 진행하나"
인수위 내부서도 "성급한 것 아니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안철수 인수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참석자들이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현판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안철수 인수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참석자들이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현판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오혁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결정이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대통령 집무실 이전 후보지인 외교부와 국방부 청사를 방문했다. 전날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과 원희룡 기획위원장, 기획조정 및 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들이 현장을 찾았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오늘 외교부와 국방부 청사에서 윤 당선인과 참석자들은 후보지별로 어느 곳이 국민소통의 장으로 적합한지, 국가안보 수호를 위한 최적지인지, 국민에게 주는 일상의 불편은 없을지, 참모 및 전문가들과 격의없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인지 등을 점검하고, 배석한 부처 공직자와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오는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어디로 이전할지 최종 결정을 내리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현재 상황으로는 고층 건물이 많은 광화문 외교부 청사보다는 보안과 경호 등에 있어 용이한 용산 국방부 쪽이 더 유력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5월 10일 대통령에 정식 취임하기까지 아직도 50여 일이 남은 상황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성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안보를 중요시하는 군 예비역들은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방부 고위직을 지낸 한 관계자는 “청와대를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건 반대”라며 “영공 문제와 군사 작전 등 변경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라고 말했다.

또 “정해진 군사 작전을 바꿔버리면 다시 새로 짜는 동안 안보 균열이 생길 게 뻔하다. 군사 작전과 전략, 정보·통신 시설들을 옮기고 새로 까는 데만 수천억이 드는데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청사를 옮기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불만은 대통령 인수위원회 내부에서도 감지된다. ‘속도전’으로 진행되는 집무실 이전이 겉으로 밀어붙이기 식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임태희 당선인 특별고문은 지난 17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시간에 쫓겨서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다가) 국방 업무에 차질이 생기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시기 완급은 조절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인수위원회 관계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논의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장소가 중요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해나가겠다는 계획을 보여줘야 하는데 당선인의 그런 모습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이 같은 대내외 불만에도 불구하고 윤 당선인은 청와대 이전을 강행할 방침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전날 "시기와 관련해서는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며 "봄꽃이 지기 전에는 청와대를 국민들께 돌려드릴 것"이라고 시기를 못 박았다.
 
대내외 불만에도 윤 당선인이 애초부터 청와대 이전을 결심한 것은 아내인 김건희씨 때문이 라는 주장도 나온다. 김건희씨와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의 통화인 이른바 ‘김건희 녹취록’에 청와대 이전과 관련된 내용이 언급되기 때문이다.

본지가 입수한 ‘김건희 녹취록’에서 이 기자는 ‘누가 저기 내 아는 도사 중에 총장님이 대통령된다고 하더라고. 근데 그 사람이 청와대 들어가자마자 영빈관 옮겨야 한다고 하더라고’라고 말하자 김건희씨는 “응 옮길거야”라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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