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이모씨, 창원지법 재판서 반성문 수차례 제출
한모씨 창원교도소서 생활 중...29일 반성문 열 한 차례 제출
경찰 "황하나, 바티칸, 남 씨 등 마약 입수 경로 및 어디서 왜 만났는지 수사할 것"

▲ 마약 투약 등의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가 1심에서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지난 2019년 7월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구치소를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마약 투약 등의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가 1심에서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지난 2019년 7월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구치소를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오혁진 기자 | 그동안 기자는 <MBC>와의 공동 취재를 통해 ‘황하나 사건’에 대해 보도해왔다. 황하나가 지난 29일 구속된 채 재판에 넘겨진 만큼 취재팀은 황하나와 ‘마약왕 전세계’의 국내총책인 바티칸 킹덤과의 연결고리를 추적하기로 했다. 특히 취재팀은 최근 황하나의 바티칸 연결고리로 알려진 남모씨의 지인들도 마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실을 확인했다.

남 씨 지인 반성문 수차례 제출

남 씨의 지인인 한모씨는 지난해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항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창원지검은 지난해 11월 9일 공소장을 접수했고, 한 씨를 포함한 피고인 5명은 다음날 변호인들을 선임했다.

창원교도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들도 한 씨와 마찬가지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를 받는다.

피고인들이 반성문을 제출하기 시작한 것은 공소장이 접수된 지 9일 만이다. 피고인 서모씨는 지난해 11월 18일과 20일, 25일, 30일, 12월 2일, 9일, 14일 반성문을 제출했다.

김 씨도 서 씨와 마찬가지로 반성문을 수차례 제출했다. 이달 30일까지 반성문을 제출하지 않은 인물들은 강모씨와 도모씨다.

한 씨는 징역을 피하고 싶은지 지난 29일 열 한 차례나 반성문을 제출했다. 이 사건의 재판은 지난해 12월 17일과 지난 21일 두 번의 공판만 진행된 상황이다. 오는 2월 2일과 25일 공판이 예정돼있으나 공판기일이 변경될 수도 있다.

재판 넘겨진 ‘바티칸 킹덤’

<CBS 노컷뉴스> 단독보도와 기자의 취재를 종합하면 '바티칸 킹덤' 이모(26)씨는 지난해 5월쯤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41)로부터 마약 거래 제안을 받았다. 박 씨는 2016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을 총기로 살해한, 이른바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주범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필리핀에서 검거돼 재판을 받던 박 씨는 2017년 3월과 2019년 10월 각각 탈옥에 성공했다. 두 번째 탈옥 후 도피해 메신저저를 통해 마약 판매를 하는 중 국내 유통책으로 바티칸을 섭외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총책으로 지목된 이 씨는 한국에서 동업자 3명을 모았다. 박 씨는 '점조직' 형태의 하수인들을 통해 바티칸 킹덤 일당에게 수억 원대의 마약류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9월 22일 새벽 2시, 이 씨는 공범 A 씨와 함께 서울 강남의 한 주택가 인근 편의점 앞에서 전세계의 마약 전달책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엑스터시 3000정과 케타민 2kg을 전달받았다. 시가 4억3000만 원 상당에 달하는 마약류였다.

차량에서 은밀한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22일 오후 11시 40분쯤 이 씨와 공범 두 명은 인천 중구의 한 지하철역 인근에서 마약 공급책을 차량에 태웠다. 공범이 운전하는 동안 이 씨는 뒷좌석에서 공급책으로부터 엑스터시 985정과 케타민 550g 등 1억2620만 원 상당의 마약을 구매했다. 이 과정에서 노출을 막기 위해 바티칸 킹덤의 또 다른 공범은 차량을 뒤따라가며 망을 봤다.
▲ 사진=게티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
10월 23일 오전 7시 59분쯤 강남구 한 호텔에 투숙한 이 씨는 필로폰을 투약했다. 당시 바티칸 킹덤은 호텔에서 한 여성에게 엑스터시 5정을 준 것으로도 파악됐다.

4일 뒤인 27일 이 씨는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검거된 당일 새벽에도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호텔에서는 필로폰 0.2㎖이 들어 있는 1회용 주사기와 필로폰 5.02g이 들어 있는 유리병, 케타민 0.3g이 들어 있는 비닐팩, 그리고 합성대마 1㎖이 들어 있는 카트리지 등도 함께 발견됐다. 취재결과 바티칸 이 씨와 함께 잡힌 여성은 임모(27)씨로 현재 부산의 한 교도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씨의 마약 행태 이후, 창원지검은 지난해 11월 23일 법원에 공소장을 접수하고 이 씨는 지난 8일부터 반성문을 제출하기 시작했다. 이 씨가 반성문을 제출한 날은 8일 이후 12일, 15일, 20일, 22일, 26일, 28일이다. 이 씨의 공판준비기일은 한 씨와 같은 날인 내달 2일이다. 현재까지 이 씨를 위해 탄원서를 제출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씨의 스승과도 같은 박 씨는 필리핀 북부 라구나 주에서 붙잡혀 현지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한국 법무부는 박 씨 송환 절차를 검토 중이다.

한편 황하나와 바티칸의 연결고리로 알려진 남 씨는 지난해 극단적인 선택으로 중태에 빠졌다가 최근 깨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남 씨와 황하나가 바티킨 킹덤을 어떻게 알았고, 마약을 어떤 과정을 통해 입수했는지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바티칸과 황하나 그리고 남 씨가 어디서 왜 몇 번을 만났는지에 대해서 확실하게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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