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들 "경찰, 남모씨 연인 김 씨 강도 높은 수사해야" 한 목소리

▲ 황하나 사진제공=뉴시스
▲ 황하나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오혁진 기자 | 경찰의 ‘황하나 사건’ 수사가 미적지근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14일 ‘마약 투약·절도’ 혐의를 받는 남양유업 손녀 황하나(33)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 전 강도 높은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마약조직 일원이자 황하나의 지인인 남모씨의 핸드폰조차 확보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이 같은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제보자들은 황하나 사건의 핵심인물이 지난달 강남경찰서에 황하나의 절도 혐의에 대한 증거물을 제출한 김모씨였다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 마약공급책으로 알려진 ‘바티칸’과 함께 일을 했던 남 씨가 의식이 없는 상태인 만큼 김 씨가 바티칸과 수차례 연락했기 때문에 강도 높은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모씨 핵심인물 주장 왜

 
제보자들은 황하나 녹취록에 등장하는 인물 김 씨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제보자는 취재진과의 연락에서 “김 씨가 수도권 마약공급책 바티칸의 존재를 알았을 가능성이 100%”라고 말했다. 취재 결과, 남 씨가 지난해 경찰의 '바티칸 수사'에 협조했고 김 씨가 남 씨의 연인이었기 때문에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제보자는 “김 씨가 남 씨인 척하면서 바티칸과 대포폰으로 마약에 대해 연락을 주고 받았다”며 “김 씨가 남 씨와 함께 마약을 직접 팔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바티칸을 만났던 황하나가 남 씨뿐만이 아니라 김 씨와의 관계를 이어가려 했던 이유라는 것이다.
 
취재팀이 입수한 녹취록에서 황하나는 김 씨에게 “난 저 XX만 XX 거니까. 넌 빠져. 넌 끝까지 보호해줄게”라며 “난 너네들 이름 아무것도 얘기 안 했어 XX야”라고 말했다.
 
황하나는 이어 김 씨에게 “이 일 끝나면 너한테 보답할 거”라고 했다. 이어 “우리 이제 그만하자. 너 녹음 인스타에 안 올릴 테니까 그만하자”며 화해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경찰에 자신의 마약 혐의에 대해 자수했고, 다음 달 말 강남경찰서에 황하나의 절도 혐의와 관련된 핵심 증거물들을 제출한 인물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김 씨가 수사기관의 선처(?)를 받으려 자수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서울중앙지검 출신 한 변호사는 “마약 수사를 하다 보면 누군가에 대해 이름을 팔 거나 고백하는 경우 공범이라도 봐주는 경우가 존재한다”라며 “‘구속 안 할 테니 말해봐라’라는 경우의 조사 방식”이라고 말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바티칸’이 이미 구속됐고 수도권 마약공급책이라는 것이 드러난 상황”이라며 “김 씨가 바티칸과 수차례 연락했고, 남 씨와 함께 마약을 판매한 사실이 있다면 경찰의 수사는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남 씨가 '바티칸 수사' 당시에 협조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경찰, 수사 미적거렸다?
 
<MBC>와 취재팀은 지난 15일 황하나가 용산경찰서의 수사를 받으며 1차 마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황하나가 탈색과 염색 등으로 정상적인 검사를 방해했다고 보고 있다.
 
취재팀이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녹취록에서 황하나는 “XXX 뽕 안 맞았다고 (마약 검사) 키트 나오면 너한테 사과할게"라고 했다. 김 씨는 이에 "(마약 양성)나오면 언니랑 했겠지"라고 했지만 황하나는 ”난 절대 나올 게 아니거든 난 절대 나올 게 없거든"이라고 강조했다.
 
황하나는 수도권 마약공급책 ‘바티칸’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황하나는 "오빠 이거 스피커폰인데 그거 바티칸 (마약) 1킬로 오빠 1kg 훔친 애 바티칸 XXX 녹음한 거"라고 말했다.
 
한 제보자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황하나한테 (마약) 유통을 한다는 거를 바티칸한테 오픈(공개)을 했다. 남 씨가. (바티칸이) XX호텔에서 황하나 씨를 한 번 만났다”고 증언했다.
 
충격적인 것은 바티칸과 함께 마약조직 일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된 황하나의 지인 남 씨가 중태에 빠지기 전 진실을 밝히겠다는 말과 함께 삶을 마감하려는 순간을 영상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현장에는 여자친구인 김 씨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제보자는 “영상이 시작되고 김 씨가 '잘 가. 얼른 가, 너만 죽으면 다 끝나' '내가 황하나 다 불어 버릴 거야'라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직 해당 영상을 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취재결과, 김 씨는 현재 마약 투약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황이다. ‘황하나 사건’의 핵심인물 오모씨는 세상을 떠났고 남 씨는 증언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씨만이 제보자들이 원하는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김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취재팀과의 만남을 미뤄왔다. 연락조차 수차례 받지 않았다.
 
경찰은 김 씨가 ‘바티칸’과 수차례 연락을 했다는 정황을 포착했을까? ‘바티칸’이 현재 창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경찰이 성과를 냈다는 것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붙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제보자들은 남 씨와 김 씨가 같이 일을 했기 때문에 경찰이 김 씨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했다면 더 많은 마약공급책들은 잡을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경찰의 미적지근한 수사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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