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프도 커요. 킹이다’, ‘혼으로 밤마다 사랑관계 많이 해’···성적 발언 담긴 편지 공개
정명석 구속기한 27일까지···정민영 변호사, “엄정한 판결과 성폭력 방조자 수사 이뤄져야”

▲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 사진=제보자 제공
▲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 사진=제보자 제공
투데이코리아=박희영 기자 | 여신도 성폭행 혐의를 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이하 JMS) 정명석(78) 교주의 재판이 연이어 이어지는 가운데 정 교주 측 일부 변호사의 발언이 빈축을 사고 있다.

정 교주 측이 피해자를 향해 ‘왜 거부하지 않았나’, ‘정 교주와 특별한 사이가 되고 싶던 게 아니냐’ 등 질문에 JMS 탈퇴자들은 “특별한 사이가 되고 싶던 건 오히려 정명석”이라며 그동안 주고받은 편지를 폭로했다.
 
<투데이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정 교주 측 변호사는 지난 3일 열린 6차 공판에서 ‘피해자가 오히려 특별한 관계가 되고 싶어 했던 것 아니냐’ ‘JMS에서 성적으로 세뇌시킨 적 없지 않으냐’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복되는 질문에 이날 공판은 6시간 반가량 진행됐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낀 피해자가 복통을 호소하자 급기야 재판부가 제지에 나서기도 했다.
 
피해자 측 변호를 맡은 정민영 변호사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명석은 ‘내가 언제 내 스스로 메시아라고 했나. 나 그런 적 없다’ 이런 취지의 말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일(성폭력) 자체도 없었다고 얘기하면서, 증인들이 세뇌됐다거나 이런 게 전혀 아니었고 오히려 자기는 그냥 목사라고 얘기하는데 자기하고 뭔가 특별한 관계를 원해서 (증인들이) 적극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성적 발언 서슴치 않은 정명석···“영(靈)이 아닌 내 몸을 두고 한 말...가스라이팅으로 정상적 사고 어려워”

이에 JMS 탈퇴자들은 “특별한 관계가 되고 싶고, 성적으로 세뇌한 건 오히려 정명석”이라며 정 교주의 변호사 측이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몇몇 JMS 탈퇴자들은 그동안 정 교주가 자신에게 보내준 성적 표현이 담긴 편지를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 제보자가 정명석 교주로부터 받은 편지 내용의 일부. 사진=제보자 제공
▲ 제보자가 정명석 교주로부터 받은 편지 내용의 일부. 사진=제보자 제공
정 교주가 수감됐을 당시 그를 접견한 적이 있다고 밝힌 한 여성 신도 A씨(JMS 탈퇴)는 <투데이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친필 편지를 받을 수 없다”며 “편지 담당 목사가 타이핑해 건네준 편지를 갖고 있다. 거기에는 내 개인 가정사와 고민도 고스란히 적혀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정명석 변호인이 피해자에게 한 말을 기사로 접하자니 당사자는 아니지만, 치가 떨려 참을 수 없었다. 이는 끔찍한 2차 가해”라며 “정명석이 출소하기 전, 옥중 편지로 20대이던 나를 어떻게 대했는지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 교주가 ‘너의 혼(魂)들이 잔뜩 왔다. 껴안고 사랑해줬다. 그리고 또 생명 낳자’, ‘살 쪄서 히프(엉덩이) 큰가? 네 것 커서 좋았다. 아, 히프도 커요. 킹이다’라고 적힌 편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정 교주와 여성 신도를 이어주는 ‘중매자’가 다수라고 폭로한 B씨(JMS 탈퇴) 또한 <투데이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정명석이 보낸 편지를 보면 성희롱이 정말 많았다”고 전했다.
 
▲ 제보자가 정명석 교주로부터 받은 편지 내용의 일부. 사진=제보자 제공
▲ 제보자가 정명석 교주로부터 받은 편지 내용의 일부. 사진=제보자 제공
B씨는 “‘쪽쪽 뽀뽀’, ‘우리 ○○이 엄청 예쁘다. 너와 내가 영으로 사랑 관계했다. 부부처럼 관계한 거다’ 식의 내용 많았다“며 ”내가 볼 수 있던 것은 그나마 수위가 약한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타들은 수위 높고 역겨운 말을 편지로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 교주가 보낸 편지는 대부분 성적 발언이 담겨 있었다. 다만 A씨는 ”당시 이런 내용이 나의 몸이 아닌, 영을 그대로 사랑해준다는 내용으로 생각했다“며 ”어린 나이에 당한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고, 세뇌 당한 채로 모든 걸 받아들였다“고 토로했다.
 
편지에는 ‘네 몸 내 것이야. 네 맘대로 못해. 그럼 사망으로 가게···25세 돼야 여자가 발육 다 된다’, ‘내가 혼으로 밤마다 사랑관계 많이 한다. 그래서 내 몸이다. 고로 네 맘대로 하면 안된다. 사랑해. 안녕.’ 등의 말도 적혀 있었다.
 
그러나 A씨는 “(당시) 정 교주가 한 ‘사랑해’의 ‘사랑’과, JMS에서 배운 교리를 토대로 생각하는 ‘사랑’은 서로 다른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죄자(정명석)는 옥살이를 하는 와중에도 자기가 찜 해놓은 10, 20대를 이와 같이 성적으로 세뇌했다”며 “나는 그 의도도 모르고 그냥 단상 말씀 듣듯이 ‘아멘!’하면서 믿었다”며 허심하게 말했다.
 

정명석 구속기한 27일까지···“피해자들의 고통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건 엄정한 판결”

정민영 변호사는 “진술이라는 게 ‘몇 월 며칠에 추행했다’, ‘강간했다’ 이런 정도가 아니라 어떤 자세였는지, 어떤 손으로 어디를 어떻게 만졌는지 이런 것들까지 진술해야 한다”며 “피해자는 그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굉장히 끔찍한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정 교주 측 변호인이 피해자에게 “‘왜 싫다고 얘기 안 했냐’ ‘느낌 어땠냐’ 이런 질문을 계속했다”며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너무 힘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정명석은 ‘내가 언제 내 스스로 메시아라고 했나’, ‘나 그런 적 없다’ 이런 취지의 질문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일(성폭력) 자체도 없었다고 얘기하면서, 증인들이 세뇌됐다거나 이런 게 전혀 아니었고, 오히려 자기는 그냥 목사라고 얘기하는데 자기하고 뭔가 특별한 관계를 원해서 (증인들이) 적극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주에 대한 구속기한은 이달 27일까지다. 4월 중 1심 선고가 내려지거나 검찰이 추가로 기소하지 않을 경우, 정 교주는 풀려나게 된다.
 
이에 정 변호사는 “과거 JMS는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물리적인 테러를 가하거나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는 등의 보복행위를 하는 일들이 많았다”며 “피해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건 엄정한 판결이 아닐까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명석의 성폭력을 방조하거나 용이하게 한 사람들에 대한 강제수사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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