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하나님이 안 보인다고? 나 쳐다봐 하나님까지 볼 필요가 없잖아. 나 메시아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충남 금산군 월명동수련원 등에서 외국인과 한국인 여신도 등 총 11명을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는 스스로를 메시아라 주장했다. 

사전적 의미로 누군가의 창작물 일부를 도용해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이용하는 것을 ‘표절’이라고 한다면, 성경 속 예수를 빗대어 자신을 메시아라 주장하는 정 총재는 성경을 표절한 것에 해당될까? 그가 성경공부라는 명분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아 자신을 메시아라 가르치고, 아녀자의 성을 착취했다면 성경의 원작자는 불쾌할 수밖에 없다.

앞서 정 총재는 2009년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아 2018년 2월 출소한 이후, 동종 범죄를 저질렀다. 법조, 언론계 등에 퍼져있는 ‘JMS 發 첩자들’은 신도들의 눈과 귀를 막고, 그의 혐의를 벗기려 애쓰는 모양새다. <편집자 주>

가스라이팅·성추문·노동 착취

▲ 정조은과 정명석. 사진=투데이코리아 DB
▲ 사진=투데이코리아 DB
제보자에 따르면 JMS는 “어린이든 성인이든 구별 없이 세뇌 교육을 통해 정 총재의 일탈 행위를 도의적인 문제로 지적할 수 없도록 가스라이팅”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여성 신도를 준강간·준유사강간 혐의로 재판 중인 정 총재는 ‘월성’이라고 불리는 일부 여신도를 상대로 세뇌에 가까운 성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 총재는 월성 앞에서 “여자에게는 다섯 가지의 구멍이 있다. 입 구멍과 성기, 그리고 XX멍 등이다. 이중 가장 맛있는 것은 XX멍”이라고 교육한 것으로 전해진다. -JMS 정명석, 동성애 성관계 지시 ‘논란’‧‧‧“제일 맛있는 건 ‘X구멍’이라 교육” 기사 다시보기
 
본인이 전반기 월성이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정명석의 성적 욕구는 굉장히 변태적이고 자극적”이라며 “예쁜 여자애들을 면담 명목으로 만나며 친해진 이후 성관계를 갖는 경우가 많았으며, 자신이 관계를 갖고 싶은 이들을 모아두고 이 같은 5가지 구멍 교육 등을 단체로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보자는 정 총재가 노골적으로 음담패설을 했다며 “월성에게 편지를 통해 ‘내가 안해줘서 하고싶지 않냐?’, ‘나도 너희를 생각하며 혼자 한다’ 등의 편지를 발송했다”라며 “내가 잘 못해줄때는 니네(여성 신도들)끼리 하라고 동성애를 권유했다”고 폭로했다.

정 총재의 세뇌 성교육에 대해 JMS 2인자인 정조은(본명 김지선) 역시 인지하고 있다. 김 씨는 지난 3월 20일 <투데이코리아>와 인터뷰에서 “5가지 구멍 이야기를 비롯한 월성 교육에 대한 내용은 사실이다. 들어서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정 총재의 세뇌 교육 때문인지 몰라도, JMS 수뇌부는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모양새다.
 
제보자에 따르면 정 총재의 친동생 정범석도 성범죄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정범석 등 정 총재의 측근이 월성이나 스타 등을 상대로 성추행 등을 시도해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빈번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범석의 경우, 성범죄 전과가 3건에 달한다. 그는 지난 2000년 윤락업소를 전전하다가 창원지방검찰청에서 ‘윤락행위 방지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숱한 추문 속에서도 JMS가 건재할 수 있던 것은 ‘정명석이 메시아이자 시대의 구원자’라는 세뇌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월명동 자연 성전 5차 붕괴 전 공사현장. 사진=투데이코리아 DB
▲ 월명동 자연 성전 5차 붕괴 전 공사현장. 사진=투데이코리아 DB
이렇게 세뇌받은 신도들은 정 총재로부터 노동력 착취를 당한 채 이용당하기도 했다. 특히, JMS의 성지로 여겨지는 ‘월명동 자연성전’ 조경작업 당시, 수십 톤에 달하는 대형 바위를 보호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채 옮기기도 했다. -JMS 노동착취 의혹···“세뇌 빠졌던 것, 위험하다는 생각 못했다” 기사 다시보기
 
당시 공사 현장에 참여한 제보자에 따르면 “전문가는 물론 교육도 없이 공사가 진행됐으며, 산재보험 역시 적용되지 않았다”며 “바위가 여러 번 넘어졌음에도 그냥 작업했다”고 주장했다.
 
작업에 열을 올린 나머지, 크레인 전문가의 지적을 무시한 채 강행하기도 했다. JMS 홈페이지 기록을 보면 ‘1997년 10월 23일, (정명석이 바위를) 칼날같이 날이 보이도록 쌓으라고 말씀하셨다. 납작하게 쌓지 말고 칼날이 보이게 쌓으라고 했다”며 “크레인 사장은 세워서 넘어진 것이라고 이번에는 눕혀야지 세워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했다”고 적혀있다.
 
무리한 작업으로 인해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졌다. JMS 목사 이모 씨는 돌 조경작업 당시를 회상하며 “너무나도 다급하고 경악스런 소리를 질렀다. 아악! 어어! 비켜!”라며 “돌이 승용차 12대 무게였으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홈페이지에 기록했다.
 
또한, ‘1998년 7월 15일 아침말씀’ 글에는 “어제 돌 작업 하다가 큰 돌이 떨어져서 4명이 죽을 뻔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세뇌에 빠진 신도들은 자신이 위험한 상황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노동력 착취 대상이 되어 온 것이다. 실제로 당시 조경작업에 참여했던 JMS 탈퇴자는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위대한 성전 건축이라는 세뇌에 빠져 위험하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이런 것이 JMS가 회원을 상대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방식”이라고 증언했다.

JMS의 세뇌 교육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으며, 주로 영상콘텐츠를 제작해 교인들에게 시청하도록 교육하는 모습이다.
 
지난 2008년에는 JMS 대외협력국장인 최철환 목사가 정 총재 성범죄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을 불복하는 홍보 자료를 만들었다. 당시 영상에 출연한 양승남 변호사는 ‘사법부가 언론에 져서 편파 심판했다’고 반발했다. 이어 2018년에는 ‘가려진 10년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소문이 사실이 되고, 그로테스크한 여론이 형성됐다. 죄 없는 사람이 기나긴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며 정 총재를 두둔했다.
 
지난 4월에는 20만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한 유튜브 채널에서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에 나온 증거 음성이 조작됐다”라고 했다. 해당 채널의 운영자는 JMS 가정국 4기 소속의 한 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 JMS 4기 가정국 회원 강 씨의 유튜브 채널 동영상 목록. 사진=투데이코리아 DB
▲ JMS 4기 가정국 회원 강 씨의 유튜브 채널 동영상 목록. 사진=투데이코리아 DB
해당 영상의 미리보기에는 피해자의 사진을 올려놓고 “탄로났어ㅠㅠ”, “들통났네ㅠㅠ” 등의 문구를 합성해 조롱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단국대학교 김도형 교수가 운영하는 엑소더스 측은 지난달 21일 공지 사항을 통해 “해당 채널이 성폭행 피해자들과 언론사 그리고 김도형 교수를 비방했다”며 “내일부터 평균 1일 1 김원희로 고소 고발장을 접수하겠다”고 공지했다. 이어 “적당히 하다가 그만하실 것으로 생각해 그동안 참았는데 자그마치 47개의 비방 동영상을 올려 대었기에 이제 법적인 책임을 묻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히기도 했다. -엑소더스 김도형, ‘정명석 피해자 비방한 JMS 회원 고소 고발하겠다’ 공지 기사 다시보기

철저한 세뇌 교육을 받은 JMS 신도들은 정 총재의 어떤 모습도 순수한 의도로 해석한다.
 
정 총재가 여신도들과 신체를 부착시켜 춤을 춘 영상이 온라인상에 떠돌자, JMS 일부 관계자는 “조작된 것이다. 선생(정명석)은 음란한 의도를 가지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당시 JMS 관계자는 신도들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며 “그 영상에 나오는 선생님의 모습은 정장에 침착하고 흐트러지지 않은 반듯한 모습이었기에 저는 의심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급기야 세뇌 교육은 신도의 주머니를 열었고, 경제적인 피해로 이어졌다. 한 제보자는 “교회 구매비용으로 매달 수십만 원씩 돈을 내는 사람이 존재한다. 이렇게 구매과정에서 발생한 빚이 모두 청산되면 교단 소유로 넘겨진다”고 말했다. -‘탈JMS’하고도 평생 빚 갚아‧‧‧정명석 주머니에 들어간 교인돈 기사 다시보기
 
JMS의 교회 부동산 취득방식은 개척교회에 함께할 회원(JMS에서 교인을 이르는 명칭) 수에 따라 크게 두 방법으로 나뉜다. 모두 교단이나 다른 교회로부터의 지원 없이 회원들끼리 자체적으로 비용을 들여 부동산을 구매하게 된다. 이후 빚을 청산하고 나면 JMS 명의로 바뀐다. 
 
이와 관련해 JMS 재정위원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교단별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방식이나 스타일이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개인 명의로 구매하는 것이 JMS의 스타일”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JMS의 230여 곳의 교회 중 13곳의 등기부 등본을 떼본 결과, 천안과 진해, 인제 화천 그리고 철원 등에 있는 5곳의 교회가 신도 개인의 소유였거나, ‘고유번호증 약식 법인인 비영리 단체’ 명의에서 ‘JMS 명의’로 변경된 것이 확인됐다.
 

정명석의 날개

▲ 기독교복음선교회(JMS) 등기부등본상 대표이사는 양승남 변호사로 기재돼 있다. 자료=투데이코리아DB
▲ 기독교복음선교회(JMS) 등기부등본상 대표이사는 양승남 변호사로 기재돼 있다. 자료=투데이코리아DB
재판에 나선 정 총재의 배후세력도 존재했다. 그의 날개가 되어준 법조인은 JMS 등기상 대표자인 양승남 변호사와 김진수 변호사다.
 
지난달 21일 JMS의 유튜브 공식 채널 중 하나인 ‘기독교복음선교회 PalmTV’에 등장한 양 변호사는 “정 총재에 대한 성 추문은 왜곡된 거짓이며, 검사와 판사도 사람이기에 실수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JMS 대표이자 변호사 양승남 “악의적 언론, 판사도 마찬가지”‧‧‧사법부 비판 기사 다시보기

그는 “언론에는 오보도 있고, 때로는 악의적인 왜곡도 있다. 특정 부분을 숨기기도 하고, 사실의 어느 한 면만을 부각시키기도 한다”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은 어떻겠냐? 판사들은 다르겠냐?”라며 사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영상 속 JMS 전 법률팀 구성원으로 등장하는 김석인 씨는 지난 2008년 정 총재에게 내려진 10년 형에 대해 “해당 재판은 ‘증거재판주의’와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없는 명백한 (직접)증거가 제시되지 않았음에도 오직 심증만으로 판결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라며 재판부의 판결에 반발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10년간 지속된 방송 보도의 내용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며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 기독교복음선교회 공식 유튜브 채널 화면 캡쳐. 사진=김시온 기자
▲ 기독교복음선교회 공식 유튜브 채널 화면 캡쳐.
JMS 측의 입장을 종합하면, 정 총재와 관련된 재판은 증거재판주의와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재판이며, 판사가 심증만으로 판결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법률팀 주장대로 정 총재가 억울하다면, 2018년 저지른 재범에 대해선 어떻게 대처했을까.
 
제보자에 따르면 JMS 측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방영에 대한 후속대책을 2022년 3월 2일부터 18일까지 구상한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양 변호사와 김 변호사 그리고 최철환 JMS 대외협력국장 등 10여 명의 수뇌부는 ‘나는 신이다’ MBC 제작진의 문서를 사전에 입수해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다. -MBC ‘나는 신이다’ 정명석 피해자 인터뷰 자료, JMS 사전 유출 의혹 기사 다시보기
 
자신이 수뇌부와 회의에 참여했다고 소개한 제보자에 따르면, MBC 제작진과 성폭력 피해자 ‘메이플’의 인터뷰 내용이 담긴 ‘프리뷰 문서’가 JMS 측에 2022년 3월 4일 공유됐다.
 
다음날 JMS 수뇌부는 ‘넷플릭스 대책회의(가칭)’를 열고 10여 명에게 해당 문서를 유포했다. 이들은 ‘나는 신이다’가 2023년 3월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시기보다 1년 일찍 인터뷰 내용을 입수한 셈이다.
 
▲ ​MBC를 통해 유출 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프리뷰 자료.
▲ ​MBC를 통해 유출 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프리뷰 자료.
제보자로부터 본지가 단독 입수한 MBC 제작진 내부 문서 파일은 총 5개다. 문서에는 ‘나는 신이다’에 방영되지 않은 내용까지 포함돼있으며, 피해자와 제작진의 대화 내용이 전부 담겨있다.

이에 ‘나는 신이다’ 조성현 PD는 본지와 통화에서 “프리뷰 파일 유출은 종교단체가 명백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일이기도 하고, 동시에 MBC 내부에 정보 유출자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에 불편한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MBC 프리뷰 자료를 제공한 제보자는 ‘넷플릭스 대책회의’ 당시, 정 총재에게 불리한 증거를 없애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가 공개한 회의 녹취록에 따르면 “(제보자가) 10개의 증거 중 9개의 진실과 1개의 거짓을 섞어서라도 증거 능력을 없애는 데 집중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호응하며 “이 방법으로 가자”고 강조했다.
 
만약 정 총재가 결백하다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 여성의 사전 인터뷰 자료를 빼돌리고, 불합리한 대응책을 연구할 필요가 있었는지 묻고 싶은 대목이다.

제보자는 “JMS 내부에서는 메이플의 증언이 방송을 타면 어떻게 대응할지 미리 대책을 세웠다”며 “당시 이를 주도하던 이들이 양승남 변호사와 김진수 변호사 그리고 최철환”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변호사는 지난 2008년부터 정 총재의 성범죄 혐의 재판의 실질적 법정대리인으로 활동했다. 양 변호사의 경우, 등기상 JMS의 대표로 등재돼 법률 자문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 신원 미상의 남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해 제보자의 집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DB
▲ 신원 미상의 남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해 제보자의 집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DB
최 국장은 탈퇴자를 미행하고, 협박을 일삼으며 JMS에 충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탈퇴자에 따르면 “최 목사가 전화로 나를 찢어 죽이겠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며 “탈퇴자 중 상당수가 이와 같은 협박과 위협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최 국장의 협박 행위를 보고도 양 변호사와 김 변호사는 본인들의 직업 본분을 잊은 채 방관해왔다.  -‘집 앞에 사람 보내’ 협박한 JMS···경찰, 정명석 측근 협박·명예훼손 조사 기사 다시보기
 
JMS가 ‘정명석 성 비리 사건’ 외에 끊임없는 논란에 휘말렸음에도 불구하고, 교세를 확장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는 법조인 등 각 분야 전문가의 조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예로 정 총재가 2009년 교도소 수감생활 중, 교도소 벽에 메세지를 적으면 건너편 아파트에서 모 방송국 관계자 A 씨가 이를 보고 교단의 주요 안건을 결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갈무리
▲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갈무리
<SBS>와 공동취재를 종합하면, 제보자 B씨는 교도소 맞은편 고층 아파트 원앙마을에 방문하며 정 총재가 운동을 나와 벽에 적는 손 글씨를 망원경으로 확인하고 이를 받아 적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명석, 수감 중 안건 결제 정황 드러나‧‧‧모 방송사 관계자 연루 기사 다시보기

B씨는 “가끔 급한 안건에 대해서는 정명석이 담벼락 글씨를 통해 결제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특히 걸레를 통해 쌍방향 의사소통도 했다”고 설명했다. 하얀색 대걸레는 ‘알겠다’라는 의미였으며, 색이 있는 대걸레의 경우 ‘아니다’라는 의미를 가진 것이라고 한다.
 
녹취록에 따르면 A 씨가 “선생님 나왔어? 선생님 나왔어?”라며 반복적으로 질문하는 음성이 담겼다. 이후 A 씨는 “지금 쓰고 계셔?”라며 “나 결제받아야 하는 거 있는데 그거 아니겠지?”라고 되물었다.

해당 녹취에서 나오는 A 씨는 교단 내에서 정초연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했다. 외국어에 능통한 정 씨는 모 방송국 통역관인 동시에 JMS 안에서 국제선교 국장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씨는 현재 정 총재의 여신도 성폭행을 도운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B 씨는 지난 2018년 정명석에게 강제추행을 당해 탈퇴했다.
 

여론 흔들기 나선 JMS

▲ 기독교복음선교회(JMS)가 지난달 20일 내놓은 '언론홍보 및 대응지침' 자료. 사진=투데이코리아 DB
▲ 기독교복음선교회(JMS)가 지난달 20일 내놓은 '언론홍보 및 대응지침' 자료. 사진=투데이코리아 DB
정 총재의 여신도 성폭행 사건을 김지선 등 8명의 조력자가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JMS는 부정 여론을 떨쳐내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먼저 JMS의 부교육자 정 씨는 3월 29일 새벽별 지도자 공지방을 통해 MBC ‘실화탐사대’ 프로그램 게시판 테러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JMS, MBC 실화탐사대 정명석편 게시판 테러 지시 기사 다시보기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정 씨는 이날 12시 15분에 공지방을 통해 “지금 방송과 언론보도에서는 우리가 세뇌당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오히려 기독교의 비현실적 권위적 세계관에 세뇌되었다가 벗어난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씨는 ‘공지사항’이라는 명목하에 ‘3.30(목) MBC 실화탐사대가 -JMS에 갇힌 아이들- 에서 섭리의 아이들이 ‘세뇌’되었다는 방송을 할 예정‘이라며 “여러분의 목소리를 해당 프로그램의 게시판에 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알렸다.

제보자는 “JMS는 정 총재가 생활이 건전하고 이성적으로 깨끗한 자, 메시아로 가르쳤으며 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다”며 “다만 내가 실제로 겪은 교주는 그 권위로 성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것이 세뇌가 아니면 무엇이냐? 우리는 악평이 아니라 겪은 사실만을 그대로 말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2세들 중 일부는 부모로부터 정명석의 성 행각은 사실이라는 것을 이미 들어서 알고 있다. 다만 이것을 성범죄가 아니라 하나님이 메시아의 육신을 쓰고 사랑을 해주는 창조목적의 행위라고 교육받았다”고 토로했다.

JMS의 세뇌 교육이 얼마나 무서운지 가늠할 수 있는 증언도 잇따랐다. JMS 탈퇴자 A씨는 “2세들은 걸음마를 떼는 순간부터 정명석을 메시아라고 배우며 철저한 세뇌 교육을 받고 자랐다”며 “각종 미디어와 정명석 관련 기사는 클릭할 수도, 검색할 수도 없었다. 이는 지옥행이며, JMS의 교리에 순응하지 않을 시 ‘지옥에서 고통받는 사람의 모습을 영상화’하여 주기적으로 죄책감과 공포심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모에게 탈교를 선언 후 폭행, 협박, 감금당한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며 “이곳의 자녀들은 부모의 도구일 뿐이다. JMS의 교리를 따르지 않은 자녀들은, 응당 협박받는다. 부모들은 이곳이 종교를 빙자한 범죄집단임을 시인하고 자녀를 괴롭히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한, JMS 언론홍보위원회(이하 JMS언홍위)는 ‘JMS 신도라는 이유로 받은 따돌림 등 피해 사실을 신고하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신도들에게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정 총재를 비롯한 JMS 수뇌부의 성 비리, 협박, 헌금 횡령 의혹 등을 제기한 탈퇴자들은 “수뇌부의 성적‧물질적 착취가 피해사실”이라며 진술서 요구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JMS, ‘신도라서 받은 비난’ 신고 작성 요구?‧‧‧탈퇴자 “JMS는 가해자지 피해자 아냐” 기사 다시보기

최근 JMS언홍위는 신도들과 소통하는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단체 채팅방 등에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비롯한 언론 등이 신도에게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끼쳤다”며 ‘피해 사실 진술서를 5월 7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공지했다.

정 총재의 성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는 실종된 채, JMS언홍위는 “신도들의 신상 정보가 무차별 공개되었고, 이에 따라 선교회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일상생활이나 학교, 가정, 직장, 사업 등 삶의 터전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된 것은 인권 침해이기에 강력한 법적 대응을 진행하기로 했다”라며 적반하장에 나섰다.

그러면서 “개인이나 가정, 사업체 등의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첨부한 진술서 양식에 작성해 접수해 달라. 피해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 증거자료 등을 함께 보내달라”며 “진술과 함께 신분증 사본을 꼭 첨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지켜본 JMS 탈퇴자들은 언론과 방송국에서 사실을 전하는 행위가 피해를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JMS가 신도들을 상대로 가한 성적‧물질적 착취를 일삼은 것이 가해 행위라고 지적했다. 즉 JMS는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라는 주장이다.

한편, JMS언홍위 여론 작업은 4월 20일 시작됐다. 당시 JMS언홍위는 교단 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과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통해 ‘언론홍보 및 대응 지침’ 공문을 공지했다. 

공지 내용에 따르면 “개별적인 언론플레이를 진행할 시에는 JMS언홍위와 상의해 달라”며 “명예훼손 피해보상 등 법적 대응은 교류협력위원회와 언론홍보위원회가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달 23일 JMS언홍위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 대한 선교회 입장’이라는 공문을 내고 해당 방송이 ‘조작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진행형 ‘JMS’

▲ JMS 월명동 자연성전에서 1997년도에 진행된 4기 축복식. 사진=제보자
▲ JMS 월명동 자연성전에서 1997년도에 진행된 4기 축복식. 사진=제보자
정 총재와 조력자들이 구속됐음에도 JMS의 교세 확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JMS 신도끼리 2세를 계획하는 이른바 ‘축복식’은 올해 11기를 앞두고 있다. 1980년 말 축복식 1기를 시작으로 1992년 2기, 그리고 2021년 10기까지 이루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교단 측이 1인당 최소 25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착취한 것으로 알려진다. 우선 진행비로 50만원이 요구되며, 한 쌍에 50만원에서 80만원에 달하는 반지를 구매할 것을 요구했다. -성관계 횟수 묻는 JMS 축복식, 데이트시 매번 만남비 지불? 기사 다시보기

JMS 측은 “축복식 순서 중에 반지를 서로 끼워주는 예물교환 순서가 있는데 이때 ‘가정국 성혼 반지’로 해야 한다”라는 내용의 공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즉, 결혼반지가 이미 있더라도 JMS 내에서 진행되는 축복식을 위해 교단에서 판매하는 반지를 구매하라고 종용한 것이다. 제보자는 “축복식도 결국 돈을 벌기 위한 JMS의 사업 수단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JMS 측은 “축복식 순서 중에 반지를 서로 끼워주는 예물교환 순서가 있는데 이때 ‘가정국 성혼 반지’로 해야 한다”라는 내용의 공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즉, 결혼반지가 이미 있더라도 JMS 내에서 진행되는 축복식을 위해 교단에서 판매하는 반지를 구매하라고 종용한 것이다. 제보자는 “축복식도 결국 돈을 벌기 위한 JMS의 사업 수단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JMS가 교세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여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정 총재의 비판 여론은 해외로 번졌다. -국제청원기구에 JMS 정명석이?···국제적 망신 기사 다시보기
 
국제 청원기구 ‘변화를 위한 세계 플랫폼·Change.org’에 기독교복음선교회(이하 JMS)의 포교활동을 반대하자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기구는 지금까지 약 5억9908만 명에 달하는 청원을 접수한 곳으로, 약 150만 명의 트위터 팔로워와 175만 명의 페이스북 좋아요를 보유한 국제적 단체다. 
 
청원서에는 JMS와 정명석에 대한 설명, 그리고 JMS의 문제점 등이 제시됐다. 내용에 따르면 현재 JMS는 해외에서 ‘프로비던스’나 ‘Christian Gospel Mission(이하 CGM)’ 등으로 활동 중이며, 대만과 일본, 미국, 영국, 호주 등 약 50개국 이상의 신도를 보유하고 있다. 
 
▲ 변화를 위한 세계 플랫폼·Change.org에 올라온 기독교복음선교회를 반대하는 청원 내용이다. 사진=김시온 기자
▲ 변화를 위한 세계 플랫폼·Change.org에 올라온 기독교복음선교회를 반대하는 청원 내용이다. 사진=김시온 기자
한 일본인 제보자 따르면 “현재 일본에는 총 34개의 교회를 기반으로 약 6천 명의 JMS 회원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며 회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라며 “이들의 주 타깃은 고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다. 이런 이유로 각 대학교 홈페이지에서는 JMS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5일 일본의 NHK를 통해 방영된 ‘굿모닝 재팬’에 따르면 일본 현지에 34개의 JMS 교회가 있으며, 회원 수는 약 6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본지는 지난 3월 <바른미디어>와 <JTBC>, <MBC>, <SBS>, <일요시사>, <주간조선> 등과 공동취재를 통해 JMS의 내부사정을 파악할 수 있었다. 더불어, ‘가나안 카페’, ‘JMS 2세 탈퇴자 모임’을 비롯한 제보자들의 증언과 자료제공 등 적극적인 지지를 통해 JMS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고발했다. <위키트리>, <크리스천투데이> 등 다수 언론사는 JMS 실태를 재조명하며 본지의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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